지난해 건보 재정 1조7천억 흑자…누적준비금 '약 30조'

1조7244억원으로 '4년 연속' 흑자…준비금 29조7221억 적립
건보료 동결 등에 수입 줄고 비상진료·수련병원 先지급으로 지출↑
"안정적 재정 여력…'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차질 없이 이행"

연합뉴스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연간 1조 7244억 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내면서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누적 준비금은 역대 최대인 30조 원에 육박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4년도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 현황이 이같이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건보 수입은 99조 870억 원, 지출은 97조 3626억 원으로 각각 파악됐다.
 
당기수지는 지난 2021년 2조 8천억 원→2022년 3조 6천억 원→2023년 4조 1천억 원 등에 이은 흑자다.
 
건보료 동결과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 완화로 보험료수입 증가율(3.0%)은 전년(2023년 6.5%↑)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대로 지출은 늘었다. 의·정 갈등 이후 비상진료체계 지원 등 보험급여비 증가율은 전년도(6.8%)보다 0.5%p 오른 7.3%를 나타냈다.
 
공단은 이같은 구조적 요인 속에서도 "4년 연속 흑자 달성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누적준비금을 적립해 안정적인 재정 여력을 유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누적준비금은 2021년 20조 원을 넘어선 이후 재작년 28조 원으로 올랐고, 지난해 기준 29조 7221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2024년도 건강보험 재정현황. 건보공단 제공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작년 총수입은 전년도보다 4조 1757억 원(4.4%) 증가했다. 보험료 수입증가는 3% 수준(2조 4340억 원)에 그쳤지만, 정부 지원금 등으로 상쇄된 결과다.
 
직장보험료는 명목임금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직장 보수월액 증가율도 떨어져 '3.8% 증가'에 머물렀다. 특히 지역보험료는 지난해 2월 이후 시행된 재산보험료 기본공제 확대(5천만 원→1억 원) 및 자동차보험료 부과 폐지로 전년도 대비 3.1% 감소했다.
 
다만, 정부 지원은 전년보다 1조 1956억 원 증액된 12조 2천억 원(일반회계 10조 3천억 원·건강증진기금 1조 9천억 원)이 집행됐고, 이자수입도 목표수익률을 1.36%p 웃돈 4.79%(잠정)를 기록하면서 총 8300억 원의 현금수익을 창출했다.
 
총지출 규모는 전년보다 6조 5789억 원(7.2%) 늘었다.
 
가장 비중이 큰 보험급여비는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대거 수련병원을 이탈하면서 감소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인건비 및 중증·응급 수가 인상 등 비상진료체계 지원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갔다.
 
정부는 작년 3월부터 비상진료 유지를 위해 매월 1890억 원 가량의 건보 재정을 투입해 왔다. 지난해 11월 말 비상진료 누적 지원규모는 약 1조 2600억 원이다.
 
경영난에 처한 전국 74개 수련병원의 진료 유지를 위해 급여비 최대 30%를 선지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공의가 의사인력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응급 대응여력 확보를 위해 종합병원 등을 적극 활용해 왔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 종별로 상급종합병원의 급여비는 전년 대비 8.2% 줄어든 데 비해 종합병원과 병원·의원급은 각각 6.6%, 7.6%·6.0%씩 급여비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보공단은 안정적 건보 재정을 토대로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과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따른 필수의료 지원,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의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합리적 의료이용을 유도하고 의료서비스 과잉 공급을 조정하는 등 지출 건전화와 최적의 적정진료 제공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인구구조 변화,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중장기 재정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정누수 방지 등 적극적인 지출 효율화 노력과 함께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관리·운영 체계로 개선해 보험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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