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에 되살아나는 김해공항 민항기 사고 트라우마

[제주항공 참사]
31일 부산서도 제주항공 희생자 추모 이어져
추모객 일부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 떠올리기도
"반복되는 사고에 불안감 증폭"…전문가, 집단 트라우마 우려도

31일 부산시청 1층에 차려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하얀 국화꽃이 쌓여가고 있다. 김혜민 기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많은 이들이 깊은 슬픔과 충격을 호소하는 가운데 부산에서는 2002년 발생한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에 대한 아픈 기억도 되살아나고 있다.
 
31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1층에 차려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추모에 동참한 시민들은 사고에 대한 충격을 호소했다.
 
추모객 일부는 2002년 4월 발생한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의 기억을 떠올리며 당장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기도 했다.
 
조문하고 나오던 정덕임(72·여)씨는 "뉴스로 사고 장면 보면서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가 바로 생각났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지 않느냐"면서 "당시에도 사상자가 많았는데 이런 사고가 반복되니 너무 끔찍하고 우울하다. 비행기 타기도 두렵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는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여객기 사고다.
 
당시 중국국제항공 소속 CA129편 여객기가 김해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며 선회 비행을 하던 중 인근 돗대산에 추락했고 이로 인해 탑승자 166명 가운데 12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다쳤다.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
 
되풀이되는 비극에 부산지역 시민들 사이에서는 항공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연제구 주민 김순희(75·여)씨는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를 겪고도 세월이 지나서 그런지 또 이런 일이 일어나겠나 하며 별생각 없이 지냈다"면서 "항공사고는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국내 공항들이 철새를 비롯해 안전 문제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경남 김해에 사는 전봉수(71·남)씨도 "이런 사고들이 종종 일어나는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게 가족인데 한 가족이 한순간 몰락하는 사고인 만큼 무척 안타깝고 답답하다"며 "마음 아픈 사고가 다시 안 일어나도록 공항 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걸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기억들이 겹쳐 집단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 함께 슬픔을 나눌 공간을 갖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심리학회장을 역임한 조현섭 총신대 교수는 "사고를 간접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큰 상처를 받을 수 있고 특히 국가적으로 발생하는 큰 재난이나 사고는 집단 트라우마가 된다"면서 "심한 분들은 평생 비행기를 못 타게 되는 등 동요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함께 눈물 흘리고 공감하는 시간과 공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도 전문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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