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겸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이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현 회장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비리 의혹은 이미 해소된 부분"이라면서 "선거 이후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후보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체육회장 후보 체육계 비리 척결'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이 후보에 대한 비리 의혹을 공개하고 철저한 해명을 요구했다. 또 한국 체육계의 위기를 자초한 당사자인 만큼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강 후보는 전날 종합 편성 채널 TV 조선을 통해 보도된 이 후보 관련 7가지 비리 의혹을 이날 취재진에 배포했다. ① 진천선수촌 관리 용역 입찰 비리-70억 원 규모의 용역을 가장 낮은 가격 점수를 받은 고교 후배에게 배정한 의혹 ② 국가대표 선수 지원비 유용-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제공된 뱀탕 비용을 지인에게 대납하도록 강요한 의혹 ③ 딸의 대학 동창 부정 채용-이기흥 회장이 직접 이력서를 전달하며 채용 절차를 무시하고 딸의 대학 동 창을 부정 채용했다는 혐의 ④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사조직화-위원 전원을 본인이 임명하고 연임 승인까지 셀프 진행하며, 조직의 독립성 을 훼손한 의혹 ⑤ 평창 리조트 사유화-국가대표 전용 숙소를 개인 선거 운동에 활용하고, 측근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사례 ⑥ 측근 챙기기-연봉 1억 원이 넘는 직책을 남발하며, 국민 혈세 37억 원을 측근들에게 제공했다는 의혹 ⑦ 우성산업개발 관련 의혹-가족 회사로 의심되는 업체를 통해 미사 신도시 개발 전 대량의 토지를 매입하고, 425억 원 규모의 정화 비용을 미처리한 혐의 등이다.
강 후보는 "횡령과 배임, 금품 수수 등 중대 혐의만 4건에 달한다"면서 "이외에도 입찰 비리와 부정 채용, 국가대표 전용 숙소의 사유화 등 체육회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악용한 사실도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사태를 만든 이기흥 현 체육회장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후보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 신도시 지역은 서울시 상수원 구역으로 쓰레기가 썩으면 엄청난 오염 물질이 유입된다"면서 "평생 환경 운동 해온 사람으로서 하남시가 이 부분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외에도 강 후보는 "이 후보가 지난 2018년 국회 국정 감사 증인 출석 당시 손바닥에 '왕(王)' 자를 새겨온 행위 등은 국민과 체육인들에게 스스로를 왕으로 칭하고 있다는 부적절한 인식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TV 조선에 나온 내용들은 이미 예전에 무혐의 등으로 해명이 됐다"면서 "선거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인데 이 시점에 다시 제기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선거 운동 기간이라 무대응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선거 이후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 후보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향후 검토한 뒤 선거 이후 법적 절차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에는 이 후보와 강 후보 외에도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 6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선거는 내년 1월 14일 2300여 명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