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하던 정치권, 항공 참사에 무안으로 집결…탄핵 시계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창원 기자

[앵커]
탄핵 국면에서 강하게 부딪히던 정치권도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벼르던 더불어민주당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국회 나가 있는 정석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탄핵이 거듭되고 여야가 강하게 반목하던 상황이었는데 사고 이후 정치권 분위기도 좀 달라졌다고요

[기자] 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소식이 전해지자 여야는 모두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며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국민의힘 소식부터 전해드리면,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어제 관련 상임위 위원들과 긴급 현안회의를 열고 대책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당내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습니다. 권 원내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1 :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이러한 국가적 비상상태 속에서 주요 부처 장관의 공백 상황이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사태 수습에 전력을 다할 것을 요청드립니다. 다시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들 드립니다.

권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중 무안 공항 사고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입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정식 임명 절차를 마친 뒤 오후에 현장을 찾습니다.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가 바로 현장을 찾으면 수습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며 하루 말미를 뒀습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29일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 무안(전남)=황진환 기자

[앵커] 민주당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어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바로 항공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대책위 산하에 상황본부와 사고수습지원단, 유족지원단을 두고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이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2 : 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상황이 엄중하니만큼 정부당국이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수습하고 지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회의가 끝난 뒤 이 대표는 바로 무안으로 이동해 유가족을 만났습니다. 국민의힘보다 하루 빨리 이동한 건데요. 이 대표는 어젯밤 무안공항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전하고 요청 사항을 들었습니다. 일부 유가족이 신속한 신원파악을 원한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최대한 빨리 독려해보겠다고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조국혁신당 지도부도 비슷한 시간 공항을 찾아 사고 수습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오늘 예정됐던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등 상임위 일정은 사고 수습과 애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순연됐습니다.

[앵커] 또 많은 정치권 인사들이 애도를 표했는데, 전해주시죠.

[기자] 네 문재인 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참으로 비통하다"며 "갑작스런 사고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한 분이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국민 모두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사퇴 후 첫 메시지를 냈습니다.

[앵커] 정치권에서 사고 수습에 집중 중인데, 그럼 민주당의 탄핵 시계는 어떻게 흘러가는 겁니까

[기자] 원칙적으로는 민주당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최상목 대행도 탄핵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내란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즉 쌍특검을 수용하고,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특검법 공포 시한이 모레까지거든요. 문제는 사고 수습 국면에서 콘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최상목 대행을 탄핵해야 하는 건데, 민주당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최상목 대행에 대한 탄핵은 벼르고 있지만, 당장 추진하기는 힘든 어정쩡한 입장이 된 거죠. 관련해서 어제 취재진이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과의 간담회에서 '최상목 대행이 특검을 거부하면 바로 탄핵할 것인지' 물었는데요. 이와 관련한 김 사무총장의 답변 들어보시죠.

[인서트3 :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
예 좀 기다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마치 우리 민주당이 요즘 여러가지 얘기가 있는데 오히려 좀 신중하게 인내심 있게 기다리면서 좀 설득도 하고 대화도 하고

[앵커] 일종의 탄핵 딜레마에 빠진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석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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