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 담긴 버거보살 수첩, 받아적었나 작성해 보고했나
▶윤지나> 이른바 버거보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민간인 신분으로 현역들 불러다 놓고 계엄 계획 짜고, 심지어 계엄이 성공했을 때 편제에 넣을 수사2단이라는 것도 기획하고. 군대 다녀온 분들 입장에서, 6년 전에 전역한 사람 얘길 이렇게 진지하게 듣는 게 가능한 상황이라고 봐요?▶이정주> 결론만 말하면 이러니까 실패했다 이거죠. 어쩌면 무능함이 다행이었던 것 같고. 유능했으면 어쩔 뻔했냐. 그런데 정보사가 이렇게 허술하면 향후에 우리 대한민국 안보 입장에서는 약한 부분이 드러난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
▶윤지나> 수사2단을 향후 편제시킬 계획까지 짠 거 보면 나름 체계적인 거 아닌가요?
▶김준일> 군사 반란 역사가 5.16과 12.12가 대표적이잖아요. 이름은 계속 바뀌었겠지만 정보사가 동원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예를 들면은 방첩사 같은 경우에는 기무사, 보안사였고 전두환이 보안사령관죠. 군내에서 통신 보안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완벽하게 장악해 가지고 계속 통신 감청하고 부대 지휘하고 그런 모습들이 서울의 봄에서도 나오잖아요. 정보사는 대북 공작하고 휴민트 관리하고 그런 데거든요.
▶윤지나> 노 전 사령관 본인도 블랙 요원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김준일> 그러니까 이게 아주 특수한 케이스인 거죠. 사실 옛날 지휘관이 와가지고 명령하고 그러는 게 가능했던 거는 정보사니까. 다른 데면 안 됐을 거예요. 공식적으로 군인이 아닌, 휴민트라든지 여러 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제대한 사람들도 계속 운용을 하다 보니까 노 전 사령관의 영향력도 정보사 내에서 어느 정도 유지가 됐을 수 있었던 거죠.
▶김준일> 그리고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야전에서의 신속한 기동력이 굉장히 중요했던 건데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가지고 초반에 병력을 선관위에 쓸데없이 많이 보낸 게 내란 주동자들의 패착 중 하나였죠. 정보사 보다는 야전에 있었던 특전사라든지 이쪽 병력을 많이 뺐어야 되는데 정보사 중심으로 운용했던 게 상당히 패착이 된 거 같다.
▶윤지나> 노 전 사령관이 지냈다는 점집 압색해 확보한 수첩, 안에 들어 있던 내용들이 정말 무시무시하죠. 특히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이 부분은 갑자기 범위가 커지는 이슈잖아요. 이 부분에 관련해서는 실행 단계까지는 아직 수사 결과에서 나타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과거에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대응이라든지 발언들을 봤을 때 정황상 그럴듯하다라고 여기고 있는 단계 정도고요.
▶박영식> 노상원 씨 수첩 보고 나니까 이제 기존에 우리가 그 비상계엄 터지고 나서 여러 가지 이제 그 사실관계들하고 맞닿아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잖아요. 김어준 씨가 주장했던 것도 사살이나 수거 이런 단어들과 연결이 되고…오물풍선의 경우에도 원점 타격 얘기가 있었었고. 종교인, 언론인 등 직업군들 쫙 나열하고 수거, 이런 표현을 쓰는 건 섬뜩하죠.
▶이정주> 제가 봤을 때 우리를 제일 싫어할 수 있어요, 종교, 언론 교집합 CBS.
▶김준일> 홍장원이나 여인형이 얘기했던 그 체포 명단 사실 이 직업군들하고 대체로 일치해요. 저는 여기에서 눈여겨봤던 거는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이 얘기를 받아 적다가 이게 무슨 뭔 소리인가 그래서 그만뒀다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윤석열이나 김용현이 노상원한테 얘기를 해서 수첩에 받아 적은 것인가, 아니면 혼자 실행 계획을 혼자 짠 다음에 윗선에 보고를 한 것인가 이 부분이 밝혀져야 할 것 같아요. 노상원은 생각보다 줄줄줄 수사기관에다 얘기를 한다라고 해요. 이거를 노상원 네가 주도적으로 썼으면 사살이라는 단어를 썼으면 네가 내란수괴가 될 수 있어, 이런 식으로 수사가 들어갈 거예요. 형이 내란수괴인지 공범인지, 공범 중에서도 사살 이 부분이 강조되면 했으면 형이 더 형이 중해지죠.
▶윤지나> 수첩에 받아 적었냐 아니면 네가 보고했냐에 따라서 노상원의 형이 달라질 수 있다.
이해가 안 되는 중요한 결정, 고비고비 마다 마법사들?
▶이정주> 친윤 입장에선 노 전 사령관이 원망스럽죠. 주술 얘기를 빼고 정치적 정무적으로 보자면 내란일이 왜 하필 12월 3일이야, 가만히 있으면 당게(시판)게이트로 한동훈 날아가고 조국 대표 어쨌든 12월 10일 날 3심 나와서 가셨고, 이재명 대표 2심 선고 기다리고 있고…나름대로 정치 스케줄 놓고 보면 보수 진영의 호재가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죠. 1월 중순쯤 내지는 1월 넘어 이것들 알아서 해결되는 때가 오는데 왜 하필 12월 3일이냐 이거죠. 그런 의미에서 노상원을 원망하더라고요. 야, 이게 날짜가 맞아 인마? 맞냐고! 명태균 보다 못한 놈아, 뭐 이런 식으로.▶윤지나> 그러고보면 용산 마법사 길드에서 버거보살님 법력이 떨어져요. 심지어 전북 점집까지 가서 김용현이 자기 배신하냐 물어보고. 길드에서 가장 예지력 있는 건 미륵불 명태균 씨인 것 같네요.
▶이정주> 왜인지 알아요? 명태균 씨는 좀 과장하면 통계학자예요. 여의도 정가에 통계학과 정무학을 합한 사람이지 아니 법력 아닙니다.
▶박영식> 혼군은 자신의 정치가 불안할 때 주술에 기댄다는 얘기가 있거든요. 마법사 중 한 명인 명태균의 황금폰이 오픈돼서 정치권에 큰 영향을 주겠죠. 최근에 이슈가 된 건진, 명태균, 노상원 이런 사람들은 다 비공식 라인에 있는 비선들이잖아요. 비선들이 실제 국정에 개입했을 때 어떠한 논란이 터지고 어떠한 문제점으로 귀결이 되느냐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겁니다. 왕(王)자를 손에다 쓰고 나왔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저는 그때 왜 그걸 웃어 넘겼는지 후회가 돼요.
▶김준일> 청와대가 흉지다 그래서 옮겨야 한다 이런 얘기부터 해서 사실 정권 초부터 주술 얘기는 너무 많았잖아요. 대선 토론에서 손바닥에 쓰고 왔던 왕자, 그땐 이 정도일 줄 몰랐는데 우리가 좀 경각심을 가져야 될 것 같아요.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갈려서 보수 지지자들이 어쩔 수 없이 윤석열을 찍는 거는 결과론적이지만 어쩔 수 없다라고 볼 수 있는데 문제는 보수 내에서 후보를 뽑는 과정이었죠. 사실 그때 유승민이든 홍준표든 원희룡이든 누가 해도 윤석열 보다는 훨씬 나은 대안들이 있었던 거죠. 국민의힘에게 교훈이 돼야할 것 같습니다.
▶박영식> 보수에서 옹립한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있으니까요.
국힘 내란 비호의 배경
▶윤지나> 국민의힘의 최근 행보가 이해가 잘 안가요. 아무리 총선이 한참 남았다지만, 이렇게 해도 되나요?▶김준일> 나름대로 생존 투쟁을 하고 있어요. 권성동부터 해 가지고 나머지 모든 친윤들이 왜 그러냐면요. 정치적으로 죽지 않기 위해서. 왜 내란 비호당 얘기까지 들으면서 이렇게 하고 있느냐, 이게 지금 한덕수하고도 관련이 있는 건데 급격하게 한쪽으로 권력의 무게추가 확 쏠려 가지고 그래가지고 모든 수사 기관들이나 이런 데가 막 이제 물어 뜯고 달려드는 거를 지금 굉장히 두려워해요. 지금 명태균 게이트에만 언급된 사람들이 오세훈, 홍준표, 이준석, 조은희도 있고 뭐 이제 김종인도 있고 막 이렇단 말이에요. 여기에 이제 한무더기가 있고요. 또 하나가 최근에 건진이 수사 받고 있잖아요. 이쪽에 아직까지 이름이 언급 안 된 윤핵관들이 수사 대상에 있다고 보면 돼요.
▶김준일> 예를 들면 윤핵관 중에 명태균하고 싸웠던 사람들, 명태균 게이트로 포획이 안 되는 사람들이에요. 검찰이 여기서 이름 나온 사람들 다 킵을 하고 있다. 명태균하고 척을 졌던 사람이 누구였지? 공천 문제로 생각을 하면 되는 거예요. 빠져나갈 그물이 없어요. 만약 급격하게 이 윤석열 체제가 무너지면요. 수사가 빨리 들어가서 이 일대가 쑥대밭이 되는 거를 막기 위해서 내란 비호당이 됐든 뭐가 됐든 그게 하나도 안 중요한 거죠, 지금은 무조건 이거는 막아야 된다 그러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