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APEC 정상회의 유치 경주 '세계적 관광도시 도약' ②주력산업 침체 불황 늪…"세계 정세 읽어야" (계속) |
포항의 기간산업인 철강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중국발 공급 과잉, 건설을 비롯한 내수 부진 등으로 위기가 닥쳤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이 지난 7월 폐쇄된 데 이어 1선재공장이 지난 11월 19일 폐쇄됐다.
3파이넥스공장은 지난달 10일과 24일 연이은 폭발·화재로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철강산업단지 내에 있는 현대제철은 노조의 반발에도 포항2공장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기업이 위기에 놓이면서 정비나 수리를 맡은 계열사나 협력업체, 제품을 운송하는 협력업체는 타격을 우려한다.
포항철강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포항철강산단 고용인원은 올해 9월 1만3528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 9월 1만6178명보다 2650명(16.4%) 감소했다.
포항의 기간산업으로 자리 잡은 이차전지산업도 찬바람이 불면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은 이미 포항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GS건설이 설립한 이차전지 재활용업체 에너지머티리얼즈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차전지산업이 호황기 때는 많은 이차전지기업을 보유한 포항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로 전기차와 이차전지, 배터리 소재업체가 줄줄이 경영난에 놓였다.
올 8월 기준 포항 지역 이차전지 소재 수출은 2억49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 감소했다. 관련 업계는 각 기업 가동률이 30% 안팎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업체는 공장 가동을 미루거나 투자 계획을 연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포항에 1조2천억원을 들여 전구체 합작공장을 짓기로 한 계획을 지난 9월 전면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포항시는 국가 차원의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특별지원을 건의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의 저가 공세에 포항 철강업계가 큰 어려움에 빠졌다"며, "포항의 근간이 되는 철강이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포항시가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재 산업 중심인 포항이 시장의 흐름과 정세 등 외부 여건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과 양극제 등 소재 산업이 영향을 받을 때 쯤이면, 이미 완성제 시장은 불황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대처하기엔 늦기 때문이다.
자동차회사는 차량을 소비자에게 판매해야 하는 만큼 경기 동향에 민감히 반응하고 대처한다. 하지만, 포스코는 생산한 철을 자동차회사에 공급하면 돼 최근 동향에 둔감한 구조이다. 이차전치 업체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전문가들은 포항형 KDI 설립이 필요성에 입을 모은다.
국제 정세와 정치 변화로 포항이 받을수 있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처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전 부국장은 "그동안 위기가 닥쳤을 때 포항은 임기응변으로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불확실한 정세 속에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위기를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할 때"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