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후 쿠팡·네이버로 집중…알리·테무 국내 경쟁압력 가능성 커져

연합뉴스

지난 7월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이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구조가 쿠팡·네이버 등 상위 사업자 중심으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는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이커머스 시장연구'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이커머스 시장의 구조적 특징, 시장집중도와 경쟁압력, 잠재적 경쟁제한 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분석돼 담겼다.

먼저 구조적 특징과 관련해서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 대체 관계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수요측면에서 양자간 전환이 어렵고 공급도 이커머스는 오프라인과 달리 매장과 상품구성 등에서 다양성과 선택권이 크게 보장돼 있는 점이 고려됐다.

이어 보고서는 소비자‧판매자 다수는 복수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으나, 쿠팡‧네이버 등 일부 브랜드로 선호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판매자는 상위 이커머스에 대한 거래의존도가 높았다.

쿠팡‧네이버로의 시장집중도는 지난 7월 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 이후 두드러졌다.

설문조사 결과 티메프 사태 후 응답자의 약 19%가 주이용 온라인 쇼핑몰을 변경한 경험이 있고, 이들 중 64%는 쿠팡을, 53.4%는 네이버를, 34.9%는 G마켓을 대신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올해 순결제금액 기준으로 1그룹(네이버, 쿠팡)의 월 평균 순결제금액 합계는 2018년 2조원~ 2조5천억원 수준에서 8조원~9조원으로 약 4~5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시장집중도를 완화할 경쟁압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물류‧데이터‧멤버십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 및 네트워크 효과로 선두주자가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어, 후발주자의 신규 시장진입에 일정 부분 제한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신사·컬리 등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몰'의 경우 틈새시장 수요를 고려하고 있어, 종합몰에 충분한 경쟁압력을 형성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고 봤다.

다만 중국계 이커머스에 대해서는 저가 공산품 품목에서의 급격한 수요증가, 향후 국내 판매자 입점 확대, 물류 설비 확충에 따라 상당한 경쟁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보고서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이커머스 기업이 최혜 대우 조항(MFN)을 시행할 경우, 최종재 가격경쟁 감소, 브랜드간 수수료 경쟁 감소, 후발주자의 시장진입 봉쇄 등 경쟁제한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커머스 기업-입점 판매자간 수직적 거래관계에서 거래의존도가 심화되고 정보 비대칭성이 강화되면 향후 수수료 등 거래조건 설정·변경 시 불공정 거래행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비자 행동 편향을 활용해 상위 이커머스 업체가 자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조정·설계할 경우 경쟁 왜곡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향후에도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 과정이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소비자 또는 판매자가 편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소수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집중도가 상승하고 있고,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경쟁제한행위 발생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그 효과를 면밀히 살피고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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