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가 고위 공무원들의 갑질과 비위 행위로 홍역을 앓은 뒤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조직을 쇄신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쇄신 방안의 대부분이 기존 시스템을 보완·확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또 고위공직자 비위 문제의 핵심이 제도나 시스템의 부재가 아닌, 도청 수뇌부의 관리·감독·의사 결정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전북도는 '공직기강 확립 및 조직쇄신 방안'을 발표하며 "공직기강 해이 등 전북도정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효율적인 도정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다수 포함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북도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을 보면, 4급 이상 고위공직자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 갑질 피해 신고·지원센터 운영, 업무추진비 집행 관리 강화 등이 포함됐다.
특히, 논란이 됐던 고위직의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방지를 위해 분기마다 별도 점검한다. 직계존비속 업체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경우 행정안전부의 '청백-e시스템'의 경고창이 뜨는 기능도 추가한다. 또 통계목에 잡히도록 개선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들은 이미 대부분 시행 중이거나 기존 제도의 연장선에 있는 것들이다. 감찰을 연 4회에서 5회로 늘린다거나, 갑질 예방 교육을 1박 2일로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산하기관장 채용 시 사전검증이나 인성검사, 평판조회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전북도가 새롭게 도입하겠다고 밝힌 '도정혁신 레드팀'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레드팀'은 조직문화와 도정정책, 내부행정 등을 점검하고 결함을 찾아내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이는 이미 도지사 비서실이 수행하고 있는 기능과 중복된다. 게다가 전북도는 레드팀의 구체적인 구성과 운영 방식도 제시하지 못했다.
도청 내부 직원들로 구성해 도지사에게 직보하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인원 구성이나 운영 방식이 불분명한 데다 이미 유명무실화된 과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병관 행정부지사는 "이번 공직기강 및 도정 혁신 방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사전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과 교육 강화, 외부 시각의 정책 취약점 분석 등을 통해 신뢰받는 행정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관영 전북지사는 전북도청으로 영입한 외부인사들의 대다수가 갑질과 비위로 징계를 받거나 자리를 떠나 용병술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김 지사가 임명한 정책협력관은 업무추진비 부당사용으로, 기업유치지원실장은 직원 갑질로, 정무수석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또한 전 대변인의 광고비 부정청탁, 중국사무소 부소장의 무경력 논란, 소통기획과장의 부서 관리소홀, JB지산학협력단장의 갑질 의혹 등이 불거졌다.
현직 대변인도 최근 사적업무 강요 논란에 휘말렸으며, 인재개발원장 역시 직원들과의 갈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외부 영입 인사들의 잇따른 구설수가 도정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