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보편관세'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보편관세 도입 시 한국의 대미수출과 부가가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트럼프 보편관세의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보편관세를 도입할 경우 시나리오별로 대미 수출은 9.3%~13.1% 감소하고, 그로 인한 부가가치 감소도 0.34%~0.46%로 추정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두드러진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리쇼어링 정책은 미국 내 투자유치와 고용을 유발했지만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는 트럼프 당선인 집권 전(연평균 220억 달러)보다 떨어진 165억 달러를 기록했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도 한국 흑자 중심의 대미 무역구조에 대한 조정 압력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수입 상대국에 10%, 중국에 60%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9.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경우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결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10%, 중국에는 60%, 한국을 포함한 그 외 국가들에 20%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대미 수출은 13.1%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의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최소 7.7%에서 최대 13.6%까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대미 자동차 점유율이 3.6%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중국 관세 부과 변화에 따른 수출 국 간 대체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보여진다.
반도체의 수출 감소 효과는 8.3~4.7%로 자동차보다는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적게 나타났다. 산업연은 "반도체 보편관세 시 수입시장 축소로 인한 시장 규모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수출국 간 대체 효과는 크다"고 밝혔다.
산업연은 전망처럼 대미 수출이 감소하게 되면 한국 경제의 명목 부가가치도 0.34(7조9천억원)~0.46%(10조6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기업의 생산기지 이전 등 투자 유출 효과는 고려하지 않았는데 만약 이를 고려하는 경우 부가가치 감소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여진다.
산업연은 트럼프 2.0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함에 따라 투자 및 무역수지 관리에서 외교적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멕시코,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FTA 체결국으로서 보편관세 부과 예외국 또는 차등 부과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외교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