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24, 25일까지 6명의 후보가 등록을 하면서 역대 최다 인원이 경쟁을 하게 됐다.
기호 순으로 이기흥 현 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겸 BYN블랙야크그룹 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 6명이다. 이들은 선거 전날인 내년 1월 13일까지 선거 운동을 펼친다.
벌써부터 각 후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태선 회장은 26일 오전 유튜브 '강태선 TV'를 통해 '체육인께 드리는 강태선의 약속' 정책 발표 영상을 공개했다.
유 전 회장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 회견을 연다. 23일 이 회장, 24일 강 회장에 이어 후보 등록 뒤 향후 선거 운동 방향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건은 여러 번 언급됐지만 역시 범야권의 단일화다. 3선을 노리는 이 회장은 앞선 8년의 임기 동안 다져온 기반이 있다. 물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체육계에서 이탈표도 예상되지만 이 회장이 40%의 안팎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회장을 제외한 5명의 후보에 표가 분산된다면 승부는 뻔하다.
그나마 2명의 후보가 빠졌다.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출마를 선언했지만 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다. 박 전 회장은 강 교수를 지지한다며 후보 사퇴했는데 단일화를 향한 작은 단초가 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단일화를 향한 움직임은 있었다. 유 전 회장과 강 교수, 박 전 회장, 안 전 시장은 지난 17일 회동해 단일화 논의를 펼쳤고, 24일에도 유 전 회장을 뺀 3인에 강 회장 측 인사인 김성범 전 서울시체육회 부회장 등이 모였다. 그러나 결과는 이 회장까지 6명 후보 등록이었다.
하지만 아직 단일화의 여지는 남아 있다. 강 회장은 24일 기자 회견에서 "한국 체육을 위해서라면 여러 사람 뜻이 맞을 경우 같이 끌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당선되든 안 되든 체육회가 필요로 하는 회장이면 같이 가도 된다"고 밝혔다. 이어 "투표 전일까지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체육회를 위해서 뭐가 옳은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다. 한 사람으로만 되지 않는다. 힘을 모으면 꿈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유 전 회장도 26일 기자 회견에서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유 전 회장, 강 회장, 강 교수는 모두 단일화 논의에 참여했던 후보들이다. 19일의 시간이 남은 만큼 조율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다만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출마자 중 최연장(75세)이라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다. 강 회장은 그래선지 연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번에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유 전 회장도 자신감이 넘친다.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까지 지내 인지도에서 가장 앞선 강점이 있다. 40대의 기수로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체육인들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강 교수는 지난 41대 선거까지 2번째 도전이다. 당시 강 교수는 46.4%의 지지를 얻은 이 회장에 이어 25.7%로 2위에 올랐다. 4년 동안 체육인들을 만나며 기반을 다져 올해 선거를 벼르고 있다.
김 전 처장과 오 전 회장은 단일화 회동에 나서지 않았다. 특히 오 전 회장은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한국 체육을 이끌어갈 차기 수장은 누가 될까. 42대 회장은 내년 1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선거에서 2300여 명 체육인 선거인단의 선택으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