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때리기 본격화' 강태선 "韓 체육 위기? 자초한 사람이 그만두면 된다"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 등록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겸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이 3선을 노리는 이기흥 현 회장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강 회장은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후보 등록 기자 회견을 열었다. 강 회장 측은 "이날 오전 후보 등록을 했고 기탁금 7000만 원도 납부했다"고 전했다.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강 회장을 비롯해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등이다. 여기에 이기흥 회장까지 이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체육계에서는 이 회장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8년 동안 텃밭을 다져온 만큼 40%의 안팎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이 회장에 대한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지난달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체육회 비위 여부를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업무 방해, 금품 등 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이 회장을 포함한 8명을 수사 의뢰한 상황이다.

이에 강 회장도 본격적으로 이 회장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전날 이 회장이 출마 회견에서 "위기에 빠진 한국 스포츠를 구하기 위해 3선에 나섰다"는 발언에 대해 강 회장은 "본인 때문에 위기가 온 거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본인이 그만두면 위기는 해결된다"고 꼬집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회장은 이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경쟁을 펼치게 됐다. 기업인 회장에 대해 "기업을 운영하느라 체육회 운영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는 이 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강 회장은 "강태선을 잘 모르는 사람이 하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이어 "일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안 된다"면서 "하루 8시간 잘 짜면 12시간 효과를 내고 24시간처럼 쓸 수 있는데 얼마나 시간을 잘 짜서 효과를 내느냐는 창업가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과 대결의 승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이기기 위해서 나왔고, 뚜렷한 목적이 있다"면서 "봉사하기 위해서 이기고, 이기기 위해서 봉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 회장은 "지금까지 체육회장이 권력을 가진 관리형이었다면 기업인 마인드로 돈을 벌고 봉사하는 회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단일화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강 회장은 "끝까지 완주하는 게 목표지만 한국 체육을 위해서라면 여러 사람 뜻이 맞을 경우 같이 끌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당선되든 안 되든 체육회가 필요로 하는 회장이면 같이 가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 등록을 하고도 투표 전일까지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체육회를 위해서 뭐가 옳은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고, 한 사람으로만 되지 않는다. 힘을 모으면 꿈은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나루호텔에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오른쪽부터),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대한체육회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긴급 회동을 하기 앞서 기념 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


강 회장은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를 창업해 50년이 넘게 이끌어왔다.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대한산악연맹 부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대한골프협회 이사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 서울시체육회장을 맡아왔다.

이날 강 회장은 ▲체육인 지원 강화▲체육 행정 전문화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국민·정부·체육 단체 소통 강화 ▲선수와 지도자 역량 강화 등 5개 분야에 10대 공약을 제시했다. 회장 선거 후보 등록은 25일까지이며 후보들은 26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선거 운동에 나선다.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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