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대규모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크리스마스 빌리지 부산'이 정작 교통안전 대책은 마련하지 않아 일대가 극심한 교통 혼잡에 빠졌다. 행사장 내부에 인파가 밀집되는 상황에도 질서 관리가 되지 않는 등 행사 진행에 미흡한 모습을 보여 방문객 사이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말인 지난 22일 오후 부산대교. 영도 진입 방향 도로를 가득 채운 차량들이 줄지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길게 늘어선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는 영도구 봉래동에 있는 '크리스마스 빌리지 부산' 행사장 앞까지 이어졌다. 행사장 앞 삼거리에는 경찰이 신호를 통제하고는 두 방향에서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차량들에 직접 수신호로 교통 관리를 했다.
찬바람에도 행사장으로 출입하기 위한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이어졌고, 행사장 안도 많은 인파로 가득 차 혼잡한 모습이었다. 양옆으로 설치된 플리마켓 부스를 구경하거나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 지나가려는 사람들이 구분되지 않아 서로 뒤엉켰다.
어린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방문한 김태환(37·남)씨는 "영도로 들어오는 길 자체도 많이 막혔는데 주차 자리가 하나도 없어 30분가량 돌아다니다 길가 노면 주차 자리에 겨우 댔다"며 "너무 붐비고 뜨거운 음식도 팔아서 아이가 화상 입거나 다칠까 불안했다"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와 부산지역 외식업 업체가 공동 주최한 '크리스마스 빌리지 부산'은 부산 지역 소상공인들이 참여한 소품 마켓이나 푸드트럭 등이 입점한 성탄절 행사다. 지난 13일 문을 열자마자 주말 동안에만 1만 5천여 명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다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대규모 행사를 크게 홍보한 것에 비해 교통 정체와 주차 문제 등 인파 관리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첫 주에는 교통 관리조차 이뤄지지 않아 일대 도로가 마비되는 수준에 이르렀고, 지난 22일 오후에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급하게 교통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4일 오후 행사장을 찾았다는 이하진(39·여)씨는 "도로가 마비된 상태에서 걸어서 건너는 사람들도 제어가 안 돼 여기저기서 경적을 울려대고 그 근처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며 "주차요원도 없었고 주차 문제로 다투는 사람들도 봤다. 계속 뺑뺑 돌다가 길가에 댔는데 주차하는 데만 40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또 실내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만큼 내부 질서와 안전 관리가 필수적이지만, 내부에 안내 직원이나 안전 요원 등도 찾아볼 수 없어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러한 지적에 행사를 주최한 업체 측은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 운영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방문객 불편이 없도록 개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첫 주에는 경찰 교통 통제는 진행하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서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며 "이후 경찰, 구청 교통과와 협의해 경찰 상시 출동, 교통 안전 요원 배치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500명 입장 제한을 하고, 관리 인력을 보충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