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어른이라는 말을 알고 계시나요? 자립준비청년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유년 시절 가족의 해체라는 어려움을 겪고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으며 생활을 하다가 만 18세가 되어 보호가 종료되면 시설을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청년들을 말합니다.
지난 2005년 부모의 얼굴도 모른 채 아동복지시설에 입소했던 A(26)씨는 만 18세가 되던 지난 2018년도에 보호시설을 나와 자립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 그가 가지고 있던 건 나라에서 주는 정착금 500만 원이었습니다.
"맨땅에 헤딩이라고 정말 막막했죠.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으니까요"
자립을 위해 그가 받은 교육은 전혀 없었습니다. 텅 빈 월셋집에 뭐부터 사야 할지도 몰라 시급한 생활용품부터 하나씩 구매를 했고 공과금도 몰라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고지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해서 이게 전기세인지 가스비인지 알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는 홀로 세상을 알아가게 됐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건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작은 호의도 의심이 됐고 사람들과 관계의 벽을 치며 스스로 자물쇠를 채웠습니다. 다행히 좋은 분들을 만나 마음을 열게 된 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습니다. 그런 그가 최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제 2의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보호아동이 된 건 제 선택이 아니잖아요. 어렸을 땐 억울하고 착잡했는데요. 다른 사람들과 출발선은 다르더라도 바르게 살다보면 나중에는 더 잘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말을 전했습니다.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SOL 윤도현 대표는 "아이들이 갖고 있는 상처를 회복하지 못한 채 시설에서 퇴소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 적응이 어렵다"며 "시설에서 상처 회복을 비롯해 경제, 취업 등 다양한 교육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조례를 대표발의한 경기도의회 정경자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만 18세는 아직 어른이 아니에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자립을 하라고 하니 생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라며 "보호 중 자립을 위한 제대로 된 교육과 취업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멘토를 만나게 하는 등 지지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상에서 홀로서기를 해나가는 자립준비청년과 이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가는 경기도의회 정경자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