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감사"…루셈블 혜주·이브, 남태령 대첩 함께한 시민들 응원

왼쪽부터 루셈블 혜주, 이브. 각 소속사 제공

그룹 이달의 소녀(LOONA) 출신 루셈블(Loossemble) 혜주와 현재 솔로 가수로 활동 중인 이브가 경찰에 막힌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행진에 함께한 시민들을 응원했다.

혜주는 22일 저녁 팬 소통 플랫폼 프롬으로 김밥 30줄, 쌍화차 10잔, 레몬차 10잔, 캐모마일 차 10잔을 주문했음을 알렸다. 그는 "혹시 한강진역에 있는 크루(공식 팬덤명) 있어? 많은 양은 아니지만 도움이 될까 싶어서 보내. 한강진역 2번 출구!! 크루 아니더라도 주변에 식사 못 하신 분들 챙겨드려 줘"라고 전했다.

혜주는 "추운 날에 고생이다. 배달은 그냥 아무 분께 드리라고 해서 사실 누가 받으실진 모르겠어"라며 한 40분 정도 뒤에 도착할 것 같아"라고 썼다. 해당 메시지를 받은 팬은 이 내용을 인터넷에 올려도 되냐고 물었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소식이 알려졌다.

이전에도 혜주는 "오늘 여의도 가는 크루들 정말 멋지고 대단하고 여건이 안 돼서 멀리서 소리 내는 크루들도 멋져"라며 "누군가는 내가 의견을 밝히는 게 불편할 수 있겠지만 아이돌이기 전에 국민이기 때문에 난 이게 맞다고 생각해"라고 탄핵 정국 관련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집회 참여를 예고하고 팬들에게 "만나면 커피 사 드림" "응원봉 들고 나가면 슬쩍 다가와 주라"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같은 날 이브도 팬 소통 플랫폼으로 "남태령 현장 보는 사람…"이라며 "트랙터 용산에 온 영상 보고 또 눈물 고임. 농민분들과 같이 싸워주신 시민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이 추운데"라고 전했다. 이브는 해외 투어 중임에도 탄핵 집회에 참여하는 팬들을 위해 핫팩 방석을 나누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 "모두 너무 고생했구 이게 끝이 아니니 앞으로도 계속 같이 만들자"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전농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고, 정부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16일 전남 무안과 경남 진주부터 '릴레이 트랙터 행진'을 시작했다. 지난 21일 경기도 과천에 도착했고, 이후 서울 서초구로 이어지는 남태령고개를 지나던 중 경찰 차벽에 막혔다.

이 소식이 트위터(X)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고, 많은 시민이 연대하기 위해 서울 지하철 4호선 남태령역 부근으로 모였다. 밤을 꼬박 새우는 20시간 넘는 대치 끝에 경찰은 22일 오후 4시 40분쯤 차벽을 거뒀다.

22일 오후 경찰의 차벽이 열려, 전농과 시민들의 행진이 재개된 모습. 연합뉴스

그제야 전농의 트랙터와 화물차가 움직였다. 전농 소속 트랙터는 이날 저녁 6시 50분쯤 서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 도착했고, 남태령에서처럼 시민들은 전농의 행진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했다. 남태령과 한강진에 모인 시민 대다수는 2024 탄핵 집회의 대표적인 상징이 된 응원봉을 든 여성이었다.

전농은 21일 밤부터 22일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태를 '남태령 대첩'이라고 부르며, 함께해 준 시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하원오 전봉준투쟁단 총대장·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12월 21일 남태령에 도착해서 마주한 것은 몇 배나 되는 경찰병력과 중장비였습니다. 자리를 사수하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지만, 강제진압을 각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먼 길 마다않고 한달음에 달려와 농민들의 곁을 지켜주신 시민분들이 계셨습니다"라고 말했다.

하 의장은 "형형색색의 응원봉이 내뿜는 밝은 빛이 어둠을 몰아냈습니다. 각종 음식과 방한용품은 물론이고 보조배터리, 담요와 위생용품, 심지어 밥차와 난방버스까지, 모아주신 따뜻한 마음이 추위를 몰아냈습니다. 남태령 고개를 가득 채웠던 '차 빼라!' 구호가, 농민가요부터 트로트와 K팝까지 끊이지 않았던 음악과 몸짓이, 두려움을 몰아냈습니다. 그 덕분에 트랙터는 공고해만 보였던 경찰의 봉쇄를 열어내고 모든 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지난 이틀을 '남태령 대첩'으로 기록할 것입니다. 그저 이겼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혐오와 차별 속에 주류사회에서 배제되어 온 여성, 성소수자, 청소년, 노인, 도시빈민, 농민이 만든 승리였기 때문입니다. 성별도 세대도 지향도 직업도 다른 이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연대를 넘은 '대동의 남태령'을 열어냈기 때문"이라며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2024년 겨울을 잊지 않겠습니다. 모아주신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연대의 힘을, 대동의 힘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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