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혐의로 구속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CBS노컷뉴스의 '대통령 골프 라운딩' 보도 이후 대통령실 경호처로부터 비화폰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청장은 이 비화폰으로 계엄 직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계엄 관련 상황을 전달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김 청장도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당시 비화폰을 갖고 있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비화폰으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김 청장도 비화폰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 청장은 경찰 특수단 조사에서 '경호처가 윤 대통령의 태릉체력단련장 골프 라운딩을 CBS노컷뉴스가 보도해 경호 상 문제가 있으니 비화폰을 받으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해당 비화폰은 계엄 후 반납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청장은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비화폰을 통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계엄 선포가 늦어질 것 같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11월 9일 오후 1시쯤 서울 노원구 태릉체력단련장을 찾은 윤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이날은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으로 대국민사과를 한 날로부터 불과 이틀 뒤였다.
당시 CBS노컷뉴스 취재가 이뤄지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을 앞두고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섰다'고 홍보했지만, 곧장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 당선은 11월 6일에 정해졌는데, 윤 대통령이 11월 2일과 10월 12일 등 그 이전부터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특히 이 시점은 각각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대통령의 통화 육성 녹취 공개, 북한의 도발 직후였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는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골프장과 맞닿은 산책로에 있던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았고, 사진 삭제 등을 시도해 큰 비판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