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캡틴'이 나타났다. 그림 같은 코너킥 골. 흔들리던 토트넘 홋스퍼를 구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8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3-2로 앞선 후반 43분 코너킥을 골로 연결했다.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3으로 격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토트넘의 카라바오컵 우승은 2007-2008시즌이 마지막이다.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이기도 하다. 이후 2008-2009시즌, 2014-2015시즌은 결승에서 패했다. 손흥민 합류 후에는 2020-2021시즌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졌다.
우승이 목 마른 토트넘인 만큼 손흥민과 도미닉 솔란케, 데얀 쿨루세브스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로 4강행 티켓을 노렸다. 다만 수비진은 불안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라두 드러구신, 아치 그레이로 중앙 수비진을 꾸렸다.
경기는 토트넘의 흐름이었다.
전반 12분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으로 시동을 건 뒤 전반 15분 선제골을 만들었다. 페드로 포로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손에 걸렸지만, 흐른 공을 솔란케가 밀어넣었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두 골을 몰아쳤다. 두 번째 골은 손흥민도 연결됐다.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은 제임스 매디슨이 컷백을 전달했고, 수비에 맞은 공을 쿨루세브스키가 마무리했다. 후반 9분에는 제드 스펜스의 패스를 솔란케가 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잘 버티던 수비 라인, 특히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흔들렸다.
후반 18분 포스터의 패스가 브루누 페르난드스에게 끊겼다. 페르난드스의 패스에 이은 조슈아 지르크제이의 골. 불과 직전 플레이까지 선방을 펼쳤던 포스터였다. 포스터는 다시 실수를 범했다. 후반 25분 킥 과정에서 아마드 디알루의 태클에 걸렸다. 디알루의 태클은 그대로 골이 됐다.
토트넘이 흔들리자 '캡틴'이 직접 나섰다.
후반 43분 직접 얻어낸 코너킥 상황.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오른발로 골문을 조준했고, 공은 시원한 포물선을 그리며 골이 됐다. 골키퍼 키를 넘어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7번째 골(리그 5골)이었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다시 실점했다. 다행히 4-3 승리를 지켰고, 손흥민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