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다국적 화학회사인 이네오스와 롯데정밀화학의 합작회사인 롯데이네오스화학 노조가 첫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이네오스화학이 지난 1989년 창사한 이후, 34년 만에 설립된 노조의 파업 채비에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이네오스화학 노동조합(이하 노조)는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노조는 "교섭을 시작한 지 두 달 동안 사측이 아무런 안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파업을 해도 입장 변화는 없다며 노조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5일 출범한 노조는 회사 창립 34년 만에 설립됐다.
노사는 10월 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2월 4일 7차 본교섭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18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회의가 진행됐지만 결국,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조정회의에서 노조가 요구 항목을 줄이는 등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회사는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아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 만일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갖게 된다.
정동섭 노조 위원장은 "2016년 삼성에서 롯데로 회사가 인수된 이후, 복지혜택이 하나, 둘 사라지고 처우가 악화되며 인사제도가 불합리하게 자주 바뀌는 것을 직원들은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은 지난 34년간 노조 없이 회사와 신뢰관계를 쌓아왔다. 하지만 롯데로 바뀌고 나서 이네오스와 롯데 모두 방관적인 태도로 인간비 절감 등 이익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또 "롯데이네오스 지난 2021년과 2022년 영업이익률이 50%에 육박하고 올해 석유업종 불황 속에서도 약 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지난해 롯데케미칼처럼 통상임금을 지급해달라는 부분, 직원들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인사제도를 개선하자는 내용"이라면서 "동종업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급해달라는 아주 상식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 8.3%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인사제도(직급체계 및 승진) 개선,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 적용, 의료비제도 신설 등이 담긴 요구안을 제출했다.
한편, 롯데이네오스화학은 1989년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회사인 BP(British Petroleum)와 삼성이 합작해 설립한 삼성BP화학이 그 모체다.
삼성BP화학은 2016년 삼성에서 롯데로 인수, 롯데BP화학이 되었으며 2021년 BP의 지분이 이네오스로 넘어갔다. 이후 롯데이네오스화학 사명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