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4%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소비 증가세 둔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을 그 원인으로 짚었다.
19일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2025년 중국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내년 중국경제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글로벌 경기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성장의 하방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나,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4% 초중반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4년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 었던 수출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 위축, 고용시장 부진, 저출산·고령화 가속화 등 여러 단기·중기적 도전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중국 당국의 재정정책은 지방정부 부채 부담 경감, 내수진작 등을 위해 재정적자 규모를 늘리는 가운데, 특별국채, 지방특별채권 등의 발행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통화정책은 인민은행이 경제성장과 완만한 물가 상승 등을 위해 특별재대출 제도, 정책금리 인하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하여 완화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민간소비 부진은 경기 불확실성 증대, 저물가 상황 지속, 가계의 소득여건 악화,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경제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겠으나, 대중국 견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감으로써 그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중국에 정치·경제적으로 큰 제약요인이 되었으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고, 정치·경제·외교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이 기존의 제조업 및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를 고수한 결과 과잉생산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하락 압력이 높아질 경우, 상대국과의 무역마찰이 심화되면서 중국도 대외적으로 의도한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