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임시주총, 박재현 대표직 유지…"한미에 좋은 결론"(종합)

박재현·신동국 이사 해임 건 부결
'4인 연합' 측 이사회 6대 4로 우위 점해
박 대표 "소모적인 임시주총 착잡한 심정"
"10년 내 5조 원 매출 위해 노력하겠다"
한미사이언스 "주주들 존중하나 해임요건 구체화될 것"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끝나고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심정과 한미약품의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박성은 기자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우위를 점하려던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의 계획이 무산되면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등 '4인 연합'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유지하게 됐다.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 건이 부결됐다.

제1호 의안이 부결되면서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 선임 건도 부결됐다. 이사 해임은 특별결의안으로 분류돼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형제 측은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해임하고, 현재 6(4인 연합)대 4(형제 측)인 한미약품 이사회를 재편해 경영권 분쟁의 우위를 점하려고 했지만 물거품됐다.

이날 임시주주총회에는 박 대표를 제외하고, 한미그룹 일가는 전원 불참했다.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 수 1268만214주 가운데 출석률은 80.59%(1021만9107주)였다.

박 대표 해임 건에 대해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 중 54%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과로 박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박성은 기자
박 대표는 임시주주총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결과로 한미약품이 나아가는 데 좋은 결론이 지어진 것 같아서 기쁘다"면서도 "소모적인 임시주주총회를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착잡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모적인 곳보다는 회사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데 전력투구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독자경영을 그대로 이어갈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박 대표는 "업무에 대한 세부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한미사이언스와) 업무 위탁관계는 유지할 것"이라며 "임시주총이 끝났으니 한미사이언스 측에서 진행한 고소·고발건을 취하하는 게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향후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등 방향성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한미약품 최인영 R&D(연구개발)센터장은 "현재 한미약품에서 개발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각각 글로벌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물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올해도 새로운 물질에 대한 임상을 하고 있고, 내년에는 첫 번째 임상 결과를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 김나영 전무는 "세계 최초로 3분의 1 고혈압에 대해 12월에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기존에는 단일제만 됐지만 복합제로 임상에 성공해 새로운 고혈압 시장의 패러다임을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새로운 이사진이 오게 되더라도 한미사이언스든 한미약품이든 한미그룹 자체가 가야 할 방향은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10년 내에 매출 5조 원 달성을 이룰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임시주주총회 결과에 대해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주주분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한미약품을 포함해 그룹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며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룹 전체가 최선의 경영을 펼치고,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매우 아쉬운 결과이나 해임요건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사실과 상황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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