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가수 '검정치마' 中 공연…한한령 해제 기대감 '↑'

연합뉴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8년 만에 한국 대중음악 공연이 중국에서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수순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9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국 인디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본명 조휴일)이 지난 10월 18일 중국 북서부 산시성 시안에서 콘서트 '틴 트러블스 인 차이나'를 개최했다.

검정치마는 이번달 30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 그리고 내년 1월 1일 허난성 정저우에서도 같은 내용의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한국 대중음악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연 것은 지난 2016년 사드 배치 문제로 한한령이 발동된 이후 8년여 만의 일이다.

중국 당국은 표면적으로는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에 대한 한한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그동안 음악 공연과 드라마·영화 상영 등이 철저히 제한돼 왔다.

실제로 올해 7월에는 한국 인디밴드 '세이수미'가 베이징에서 공연을 열 예정이었지만 공연 3주를 앞두고 갑자기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검정치마의 공연을 이미 수차례 허가하면서 한한령 해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만난 쑨예리 중국 문화여유부장(장관)은 "콘텐츠 등 문화강국 한국의 성공 사례를 배우고 싶다"면서 양국간 문화예술·콘텐츠 교류 확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검정치마의 중국 공연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가수이지만 그가 미국 국적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한령 발령에도 한국이 아닌 타국 국적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은 비교적 자유로웠다.

앞서 한국 유명 영화배우인 마동석도 올해 초 중국에서 '창전명월광'이라는 영화에 출연한 바 있는데, 이 역시 그가 미국 국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최근 한중관계 개선 흐름을 감안할때 조금씩 한한령의 문턱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 장관도 중국 방문 당시 중국 지방정부부터 개방에 나서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진흥원 윤호진 베이징센터장은 "갑작스런 한한령 해제를 기대하기 보다는 한국 문화에 대해 우호적인 중국의 지역 도시를 일종의 특구로 지정해 K팝 공연을 추진하는 등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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