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게서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구속 기로에 섰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전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결정된다.
전씨는 이날 오전 10시 6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 포승줄에 묶인채 마스크를 쓰고 법원에 출석한 전씨는 '정치 자금은 왜 받았나', '받은 정치 자금을 어떻게 했나', '1억 원 받은 건 모두 돌려줬나', '영천시장 선거 말고 다른 선거 때 돈 받은 건 없나', '대통령 부부와는 어떤 사이인가', '전·현직 국회의원들과도 교류가 있었나'라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약 1시간 만에 심사를 끝낸 전씨는 오전 11시 40분쯤 법원을 나서면서도 말을 아꼈다.
전씨는 2018년 경북 영천시장 선거에 나선 정치인으로부터 1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전씨가 해당 정치인에게 공천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전씨는 받은 돈을 돌려줬기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텃밭으로 분류되는 경북의 2018년 영천시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받기 위해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들은 3명으로, 이 중 한 명이 본선에 올라갔지만 낙선했다.
이들 3명 가운데 2명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건진법사를 알지도 못한다"고 이번 의혹과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나머지 한 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7일 오전 전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뒤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전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특정 코인 사기 관련 수사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살펴보다 전씨의 혐의점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전씨의 휴대전화 3대를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으로,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둘러싼 의혹이 이어져 왔던 만큼 관련 통화 내용 등이 파악될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전씨는 2022년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의 캠프에서 활동해 윤 대통령 내외의 무속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특히 전씨는 과거 코바나컨텐츠 고문으로 활동하는 등 김 여사와 오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전씨는 한국불교 일광조계종(일광종) 소속으로 알려졌다. 일광종은 대한불교조계종과 무관한 곳이며,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