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경기 중 상대팀 감독에 대한 조롱 논란을 빚은 다니엘레 투리노 수석 코치와 관련해 사과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한국 배구를 무시한 행동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조치가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19일 "경기 후 다니엘레 수석 코치에게 엄중히 경고했으며 본인 또한 자기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니엘레 코치는 통역을 통해 정관장 고희진 감독에게 전화해 사과했다.
다니엘레 코치는 지난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정관장과 홈 경기에서 2세트 작전 타임 때 문제적인 행동을 했다. 정관장 선수단이 있는 쪽으로 와서 뒷짐을 지고 엉덩이를 뺀 가운데 고 감독을 향해 무언가 말을 했다.
심판과 대화를 나누던 고 감독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 감독을 조롱하는 듯한 자세에 너무 어이가 없다는 듯 웃기까지 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배구연맹은 다니엘레 코치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할지 검토 중이다. 정관장도 연맹에 조치를 취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흥국생명의 사과에 대해 현재 V리그 사령탑인 A 감독은 "사태의 본질을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A 감독은 "감독이 그런 행동을 해도 문제가 될 텐데 코치가 저런 일을 저질렀다"면서 "한국 배구를 무시한 행동으로 배구인 전체가 분노하고 있는데 사과하고 넘어가려는 행태"라고 질타했다.
이 감독은 "반대로 한국 지도자가 이탈리아 리그에서 비슷한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면 된다"면서 "아마 팬들이나 현지 경기인들 모두 난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V리그에 외국인 지도자가 적지 않은데 그냥 넘어가면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 여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연맹이 확실하게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흥국생명은 세트 스코어 1 대 3 패배를 당하면서 역대 여자부 최장 연승 타이 기록이 무산됐다. 14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은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반면 정관장은 5연승을 질주하며 상위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