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선 서울시체육회 강태선 회장(75)이 '반(反) 이기흥' 전선의 단일화 논의에 불참한 이유가 밝혀졌다.
강 회장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단일화 관련 회동 제안이 강태선 캠프 측에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 없었다"면서 "또 이미 대구와 부산으로 예정된 지방 체육인 및 언론인 간담회 일정이 잡혀 있었다"고 밝혔다. 전날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회장 선거 후보 4명은 서울 마포구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논의를 한 바 있다.
다만 유력 후보로 꼽히는 강 회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강 회장이 후보 단일화 대신 독자 노선을 걷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강 회장 역시 단일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보도자료를 통해 강 회장은 "후보 단일화는 체육계 혁신의 필수적인 전환점"이라면서 "어제 모임에서 협의한 단일화 정신과 목표는 충분히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전했다.
현재 회장 선거에는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까지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기흥 전 체육회장까지 3선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체육계에서는 이 전 회장이 앞선 2번의 선거처럼 40% 안팎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른바 범야권 후보들이 단일화를 주장하는 이유다.
다만 강 회장은 "단일화가 단순히 선거 전략이나 분위기 조성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이어 "단일화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체육계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면서 "또한 후보간 비전과 철학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는 단일화 논의의 기본 원칙도 제안했다. ▲모든 후보의 동등한 참여 보장-특정 후보에게 유리하지 않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 마련 ▲체육계의 신뢰 회복 우선-단일화가 체육계 혁신과 신뢰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 ▲실질적 비전 제시-지분과 역할 등 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체육계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 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전 제시 등이다.
강 후보는 "체육계가 원하는 변화와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이며 열린 자세로 단일화 논의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언론 이슈만 만들어내고 분위기에 끌려가는 단일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장 선거 방식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강 회장은 "과거 40대 회장 선거에서 현장 투표 방식은 63.49%의 투표율에 머물렀다"면서 "반면 코로나19 시기에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41대 선거에서는 90.97%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장 투표 방식은 선거 당일 많은 선수와 지도자가 전지 훈련 중인 시기라 투표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방 체육인들은 몇 시간씩 버스를 타고 현장에서 투표해야 하는 불편함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선거인단 구성 방식의 문제점도 짚었다. 강 회장은 "2만3000여 명의 체육인 예비 선거인단 중 2300여 명만 무작위로 선정해 투표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은 전체 투표인단에 비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면서 "또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당연직 선거인단 배정으로 인해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