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연금을 만기가 되기 전 중도에 인출한 이들이 30% 가까이 급증했다. 이들은 4명 중 3명 꼴로 주택 구입·임차에 돈을 대기 위해 연금을 중도에 인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3년 퇴직연금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381조 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제도유형별로 보면 DB(확정급여형)이 53.7%로 절반을 넘었고, DC(확정기여형)이 25.9%, IRP(개인형 퇴직연금)은 20.0%였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DB는 3.6%p 감소한 데 비해 DC, IRP는 각각 1.0%p, 2.6%p씩 증가했다.
운용방식별로는 원리금보장형(80.4%), 실적배당형(12.8%), 대기성(6.8%) 순으로, 전년대비 원리금보장형은 5.1%p 감소했지만 실적배당형·대기성은 각각 1.6%p, 3.5%p씩 증가했다.
퇴직연금제도 도입 대상 사업장 162만 5천 개소 중 실제 도입한 사업장은 42만 9천 개소로, 도입률은 전년대비 0.4%p 떨어진 26.4%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 비중은 2019년 27.5%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전체 도입 사업장 중 종사자 수 30인 미만인 사업장이 83.1%(36만 3천 개소)를 차지했다. 다만 도입률은 5인 미만 사업장은 10.4%에 불과했지만, 10~29인(56.8%), 50~99인(81.3%), 300인 이상(91.7%)로 종사자 규모가 클수록 도입률이 높았다.
또 산업별 도입률은 보건사회복지업(61.1%), 금융보험업(57.0%), 제조업(36.3%), 교육서비스업(35.3%), 전문과학기술업(28.9%) 등의 순이었다.
한편 퇴직연금 가입 대상 노동자 1272만 2천 명 중 674만 8천 명이 가입해 가입률은 53.0%로, 전년대비 0.2%p 감소했다.
제도유형은 DC(53.7%), 확정급여형(43.5%), 병행형(2.0%) 순으로, DC를 선택한 노동자는 전년대비 0.9%p 증가했고 DB는 0.9%p 줄었다.
성별 가입률은 남성이 53.8%, 여성이 52.0%로 남성이 소폭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30대(60.5%), 40대(58.3%), 50대(52.8%) 순으로 높았는데, 전년대비 40대의 가입률은 0.3%p 증가한 반면, 30대에서는 0.3%p 감소했다.
노동자들의 가입률 역시 사업장의 종사자 규모가 클수록 높아서 종사자 5~9인 사업장(29.5%), 10~29인(48.2%), 100~299인(68.7%), 300인 이상(70.2%)였다.
특히 IRP 가입 인원은 전년 대비 7.0% 증가했고, 적립금액은 58조 원에서 76조 원으로 30.9%나 급증했다. 남성의 적립금액은 57조 원, 여성은 19조 원으로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의 IRP 적립금액이 컸는데, 20대만 여성(5716억 원)이 남성(4195억 원)보다 컸다.
한편 중도인출 인원은 전년 5만 명에서 지난해 6만 4천 명으로 28.1% 증가했다. 인출 금액은 1조 7천억 원에서 2조 4천억 원으로 40.0%나 급증했다.
중도인출했던 사유를 살펴보면 인원 기준 주택구입이 52.7%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이어 주거 임차(27.5%), 회생 절차(13.6%) 등의 순이어서 4명 중 3명 꼴로 주거 관련 비용을 대기 위해 퇴직연금에 손을 댔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이 중도인출 인원의 73.3%, 인출 금액의 80.4%를 차지해 여성보다 중도인출 비중이 훨씬 높았다.
이·퇴직에 따라 적립금을 적립금을 IRP로 이전한 인원은 전년 대비 1.2%감소했지만, 이전 금액은 3.5% 증가했다. 반면 IRP를 해지한 인원은 전년 대비 7.7%, 해지 금액은 8.4%씩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