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 김길리와 최민정(이상 성남시청)이 '찰떡 케미'를 자랑했다.
김길리와 최민정은 14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 대회 여자 1000m 결승에서 나란히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길리는 1분30초8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획득했고, 최민정은 1분31초07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어진 여자 3000m 계주에선 심석희(서울시청), 노도희(화성시청)와 뭉쳐 동메달을 합작했다. 4분11초855를 기록하며 캐나다(4분11초634), 이탈리아(4분11초787)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에 들어왔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길리는 "3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쉬웠는데, 한국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바로 금메달을 따서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준결승 뒤 파이널B를 타야겠다는 생각으로 라커룸에 들어갔는데, 코치님이 파이널A를 준비하라고 하시더라. 다시 마음을 잡고 A 파이널에 집중했다"고 떠올렸다.
잠시 태극마크를 내려놨던 최민정은 2023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년 9개월 만에 나선 국제 무대에서 메달을 추가했다. 이번 시즌 월드투어 대회 개인전 5번째 메달이다.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최민정은 "오랜만에 국내에서 경기를 했는데 홈 팬들의 열정과 응원이 많이 느껴졌다"면서 "덕분에 힘을 받아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씨익 웃었다.
이어 "복귀 시즌을 잘 치르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1년간 쉬면서 잘 회복했고, 열정도 되찾았다"면서 "이렇게 다시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기분 좋고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최민정이 자리를 비운 사이 김길리가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제는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의 간판으로 뛰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길리와 최민정은 함께 레이스를 펼칠 때가 많았다. 선의의 경쟁은 둘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다.
김길리는 "계속 같이 타게 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 좋다. 계속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다"면서 "(최)민정 언니가 있어서 훨씬 운동이 잘 되는 것 같다. 경쟁할 때도 많이 보면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다보면 더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소속팀도 같고,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좋은 파트너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후배인 김길리에게 배우는 점도 많다는 최민정은 "어린 선수다 보니까 과감하고 도전하는 시원한 성격을 갖고 있더라"면서 "나는 조심성이 많다 보니까 나와 다른 스타일이라서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길리 역시 경험이 많은 최민정에게 배우는 게 많다며 "민정 언니를 뒤에서 보면 한참 선배라는 게 느껴진다. 아웃 코스에서 추월하거나 코스를 지킬 때 보면 노련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둘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까지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최민정은 "함께 밀라노 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경쟁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