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는 시민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눈물을 흘리는 시민도 많았다.
14일 오후 5시,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표로 통과됐다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전광판에 '탄핵안 가결' 문구가 떴고, 다시 한번 탄핵안 가결을 확인한 시민들은 함성과 함께 북을 두드렸다. 앉아있던 시민들도 일제히 일어나 손팻말과 응원봉을 흔들었다.
그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는 시민이 있었다. 인파 속에서 눈물을 훔치던 이숙자(72)씨는 "1980년대가 생각나 계엄령 터졌을 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며 "오늘 결과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임을 실감했다"고 울먹였다.
이번 집회를 위해 8년 만에 상경했다는 경북 의성 거주 이정표(60)씨는 "이번 계엄령으로 자라나는 새싹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진정한 국민의 힘을 아이들에게 보여준 것 같아서 감격스럽다"며 "국회의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울었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12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이자 시민 강철식(62)씨는 "가결은 예상했지만 204표나 나올 줄은 예상 못했다"며 "국민의힘 의원이 뒤늦게나마 국민의 뜻을 알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준(30)씨도 "예상보다 많은 이탈이 발생한 것 같다"며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바를 관철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제 헌법재판소로 공이 넘어간 만큼 빠르고 신속한 절차로 국가 정상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고 있었다. 배상길(65)씨는 "박근혜 탄핵 당시에는 여러 사건이 길기 때문에 헌재에서 90일 넘게 걸렸지만, 이번 사태는 명확하기 때문에 한 달 안에 결정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던 한 시민은 "재판부 결정을 걱정도 안 한다"며 "지금도 계속 구속되지 않느냐. 탄핵이 안되면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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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첫 번째 표결 당시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고 표결도 하지 않은 채 집단 퇴장했다. 결국 의결정족수가 성립되지 않아 첫 번째 탄핵안은 투표불성립으로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