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쓰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 유력 정치인과의 통화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돼 이른바 명씨의 '황금폰'으로 불린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전날 명씨 측 변호인으로부터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제출받았다.
그동안 처남을 통해 버렸다거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명씨의 '황금폰'이 윤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안 처리를 앞둔 시점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느냐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명씨가 황금폰을 숨긴 것으로 보고 지난 3일 재판에 넘길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과 함께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추가했다.
이 휴대전화는 명씨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용한 것으로, 명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된 시기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월 31일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아 당에서"라는 윤 대통령의 음성이 담겼다.
이와 함께 2022년 6월 창원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공천을 도운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정치자금 8070만 원을 받고, 당시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던 예비후보 2명에게 각 1억 2천만 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범행 시기와도 맞물린다.
명씨 측 변호인은 지난 11일 창원지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금폰을) 갖고 있지 않아 공개할 대상이 없다"고 말하는 등 황금폰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꿔 검찰에 제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포렌식 작업을 통해 휴대전화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확인한 뒤 사실 관계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