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자사주 대여·양도 금지' 가처분 신청

영풍·MBK "고려아연, 소각한다고 말만하고 실행 미루고 있어"

연합뉴스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사주 9.85%를 처분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13일 영풍·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계속되는 소각요구에도, 고려아연은 소각할 계획이라는 말만하고 소각 실행을 미루고 있다"며 가처분 신청 이유를 밝혔다.

가처분 신청의 대상은 최윤범 회장이 이끄는 고려아연 경영진이 영풍·MBK 측에 맞서 올해 10월 공개매수로 확보한 자사주 204만30주다.

이 관계자는 "임시주주총회와 정기주주총회의 기준일인 20일과  12월 31일에 인접해 자기주식을 제3자에 출연, 대여, 양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의결권을 살리려는 꼼수를 얼마든지 감행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기주식을 제3자에 대차한 뒤 다시 다수의 제3자에게 나누어 재대차하도록 하는 등의 방식을 취할 경우에는 20일과 31일 기준 주주명부를 새롭게 열람, 등사하고 변경된 주주를 파악해야 하는 영풍과 MBK 파트너스로서는 차입자 특정이 곤란해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등을 제기하더라도 적시에 구제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며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자기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앞서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204만30주를 취득했으며, 지난 10월 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여러차례 소각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영풍·MBK파트너스에서는 최윤범 회장 측이 해당 자사주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자본시장법 제165조에 따르면 자기주식의 취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주식을 타인에게 빌려주는 '대차거래'가 이 처분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법적 논란이 있는데 이 때문에 고려아연 측이 이를 악용해 주식을 우호세력에 빌려줘 의결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영풍·MBK 측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들은 이어 "자사주 출연·대여·양도는 자본시장법 금지 규정의 '처분'에 명백히 해당하며, 이를 실행하면 이외에도 자본시장법상의 공시위반 위반 및 사기적 부정거래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자기주식 제도를 잠탈(규범을 교묘하게 피함)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영풍·MBK 연합은 주주총회 표 대결을 통해 최 회장 측에게서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영풍·MBK 측 지분은 39.83%이며, 최 회장 측 지분율은 우호 지분까지 합쳐 33.93%로 약 6%포인트의 격차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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