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전공의 "12·3 내란사태, 의협 굴종적" 비대위 "사실과 달라"

사직 전공의 "내란에 침묵, 비겁인가 무능인가"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 "'윤 대통령 끌어내려야' 썼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사직 전공의가 '12·3 내란사태'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의 태도가 굴종적이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의협은 사실과 다르다며 사과를 요구하며 양 측간 '설전'이 오갔다.

1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씨는 지난 12일 오마이뉴스에 '12·3 내란에 침묵하는 의협과 전공의협, 비겁인가 무능인가'라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의협 비대위는 12·3 내란 직후 낸 성명에서 '정확한 사실을 파악 중'이라며 '계엄 상황에서 정상진료할 것'이라 했다"며 "어디에도 계엄의 반헌법성을 짚거나 철회하라는 내용은 없었다"고 짚었다.

이어 "되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이 '현재로선 사직 전공의로서 파업 중인 인원은 없다는 것을 계엄사령부에 밝힌다'라고 해 계엄사령부를 인정하는 굴종적 태도를 보였다"며 "의협은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엄의 위헌성을 비판하거나, 탄핵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계엄 선포 직후부터 '위헌적 계엄을 즉각 해제하라',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선명한 의견을 내놓은 대한변협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소극적이다"며 "협회 차원에서 탄핵 집회에 참가하거나, 시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미온적 태도에 이념과 성향을 가리지 않고 의사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며 "'처단'하겠다는 포고령을 보고도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고 직격했다.

이에 의협 비대위는 해당 기고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류옥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류옥씨도 참여한 단체대화방에서 해당 기고문에 대해 "사실과 다르고, 불균형적이며, 매우 선택적으로 장단 취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의협이 '계엄 상황에서 정상진료할 것'이라는 성명서를 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비대위 명의로 그런 성명서를 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당시 나온 성명서는 의협 비대위 명의로 발표된 것이 아니고, 최안나 의협 대변인(임현택 전 의협 회장 집행부)의 발언이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

이어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의협 비대위는 계엄 농단 이후 첫 성명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망상에 기초해 군과 국민이 피를 흘리며 서로 싸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헌법과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지만 윤 대통령은 스스로를 왕으로 생각하고 왕으로 행동한 것이다. 자신을 왕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통령은 끌어내려야 한다'고 썼다"고 전했다.

아울러 "비대위의 이런 명확한 의지는 슬쩍 빼버리고 비대위가 계엄농단에 무비판인 것처럼 장단취사를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의 '사과 요구'에도 류옥씨는 "무엇을 사과하라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하며 설전이 벌어졌다.

황진환 기자

류옥씨는 "변협이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즉시 해제하라'고 저항하는 동안, 의협이 계엄에 굴종하고 비굴하게 계엄사령부의 요구에 응한 것에 대한 젊은 의사로서의 부끄러움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의협의 태도는 결코 '신중함'이 아니다"며 "내부의 비판에 휩쓸려 반공화국 세력임을 자인해 버리는 '비겁함'이거나, 윤석열 대통령의 수준으로 사리 판단을 하지 못하는 '무능함' 둘 중 하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 관심을 더 시급한 탄핵 문제에 쏟아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2·3 내란사태 당시 계엄포고령에 '전공의 등 의료인 처단' 내용이 담기면서 의료계가 들끓고 있다. 내년 1월 치러지는 의협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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