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대만 집권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미국에 대한 '충성 서약'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주펑롄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TSMC는 이미 민진당이 미국에 영합하는 '충성 서약'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섬(대만) 안의 여론이 이야기하듯 민진당 당국은 목숨을 걸고 미국에 의탁해 독립을 도모하고 있고, TSMC가 '미국 반도체제조회사'로 변화하는 것은 조만간 벌어질 일"이라고 말했다.
주 대변인은 이어 "민진당 당국이 레드라인(한계선) 없이 대만을 판다면 대만의 관련 산업 우위는 약화할 것이고, 섬 안의 기업과 민중의 이익은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볼모"로서의 가치가 완전히 활용되면 버려질 것"이라며 "섬의 기업과 대중이 이를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주장은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TSMC가 최첨단 생산 공정 제품인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생산을 미국에서 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앞서, 우청원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주임위원은 최근 "TSMC의 2나노 공정이 민주주의 우방 국가로 확산될 것인지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힌바 있다.
대만 정부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TSMC가 해외로 첨단 생산 공정을 이전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올때마다 이를 부인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를 앞두고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기간인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방위비 분담을 압박했다.
또,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서는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하다.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면서 TSMC를 정조준한 바 있다.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한 대만 당국 입장에서는 대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트럼프 당선인을 달랠 필요가 있고, 그 방안에는 TSMC의 최첨단 생산 공정 제품 미국 생산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TSMC는 미국내 공장 건설의 대가로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4천억원)와 대출금 50억달러(약 7조1천억원), 25%의 세금 공제 혜택을 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