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11일(현지시간) 사임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1기때인 2017년 임명한 레이 국장은 임기(10년)가 남았음에도 스스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파'인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을 차기 FBI 국장에 지명하면서 레이 국장에게 사실상의 '불신임' 통지를 한 것에 기인한다.
FBI는 이날 성명을 통해 "레이 국장이 수주간의 깊은 숙고 끝에, 내년 1월 현 행정부가 끝날 때까지 일하고 물러나는 것이 FBI에 옳은 일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퇴임 후 기밀문서를 보관했다는 의혹으로 FBI가 지난 2022년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한 사건에 대해 크게 분노하면서 재집권시 레이를 경질하겠다는 뜻을 누차 밝혀왔다.
또한 트럼프측은 레이 국장이 트럼프 1기 때 불거졌던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건과 관련해 추후 의회 증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못마땅해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SNS에 "레이의 사임은 미국에 있어서 위대한 날"이라며 "앞으로 권력을 무기화하는 불공정한 일들이 끝날 것이고, 모든 미국인을 위한 법치주의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FBI 국장에 지명된 캐시 파텔에 대해 그는 "FBI를 이끌기에 역사상 가장 자격을 갖춘 후보이며 법과 질서, 그리고 정의를 다시 우리나라에 가져오는 데 헌신할 것"이라며 "파텔에 대한 인준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차기 FBI 국장 지명을 비판해왔다.
백악관은 "FBI 국장 임기가 10년이라는 것은 어떤 대통령의 임기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의미이고, 우리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을 물려받았다"며 "레이 국장은 당파적 이해 관계를 떠나 바이든 정부 4년간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