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살인데 랭킹 1위라고?' 韓 동호인 테니스 대부, 12년 만의 감격

2024년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베테랑부 시즌 랭킹 1위에 오른 성기춘 회장. KATA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성기춘 회장이 70대 중반의 나이에도 테니스 코트에서 중장년 동호인 고수들과 당당히 겨뤄 시즌 1위에 올랐다.

성 회장은 올해 일정을 마무리한 2024년 KATA 동호인 대회 베테랑부(만 55세 이상 출전) 시즌 1위를 확정했다. 남양주 명문 클럽 소속의 성 회장은 시즌 랭킹 포인트 1943점으로 목동 레인보우 클럽의 장홍구 씨(1717점)를 제쳤다.

올해 성 회장은 지난 5월 던롭컵, 6월 서울컵 등 메이저 대회에 같은 클럽 조길우 씨(노원best)와 우승을 합작했다. 가장 큰 대회인 만큼 랭킹 포인트 400점씩을 얻었다.

성 회장은 또 오픈부에서 지난 11월 최한민 씨(어벤저스)와 충주사과배 정상에 올랐다. 오픈부는 만 25세 이상이면 누구나 출전할 수 있는데 전국 대회 우승자들이 총출동하는 이른바 최고수들의 격전지다.

1950년생으로 74세인 성 회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엄청난 노익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성 회장은 이외에도 수원화홍배, 철원한탄강배, KATA회장배 등에서 입상했다.

지난 5월 던롭컵 베테랑부에서 우승한 성기춘 회장(오른쪽)과 조길우 씨. KATA


성 회장은 한국 동호인 테니스의 대부로 불린다. 탁구 선수 출신인 성 회장은 30대 중반 테니스에 입문해 약 150회 우승을 이뤘고, 오픈부와 베테랑부 등 12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시즌 1위 달성에 대해 성 회장은 "30대 후반 테니스를 만난 후 지금껏 꾸준하게 한 길만을 걸었다"면서 "변함 없이 매일매일 반복 훈련과 주마다 대회를 다닌다"고 비결을 들려줬다. 매일 6시 30분에 일어나 20분을 걷고 300번 스윙 훈련을 한다는 성 회장이다. 이어 "50년 후배들과 경기하면서 때로 어려움은 있었지만 12년 만의 랭킹 1위라는 기적 같은 결과를 얻고 보니 감격스럽고 기쁨에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특히 성 회장은 1995년 탤런트 신충식 KATA 명예회장,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 당선인과 KATA를 설립했다. 동호인랭킹위원회를 발족시켜 처음으로 체계적인 동호인 랭킹 제도를 도입했다. 남자부는 만 25세 이상, 40세 이상, 50세 이상에 따라 청년부, 장년부, 베테랑부로, 여자부는 개나리부와 고수들이 모이는 국화부로 나뉜다.

한국 동호인 테니스는 최근 붐이 일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KATA가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평이 많다. KATA는 한 해 45개 대회를 개최하는데 출전 신청을 하기조차 쉽지 않을 만큼 동호인들이 몰린다.

성기춘 회장(왼쪽)과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 당선인. KATA


2004년부터 KATA 수장을 맡은 성 회장은 테니스 발전을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매년 1억 원의 장학금을 유망주들을 위해 기탁하고, 해외를 방문해 교포들과 친선 대회를 열고 있다.

성 회장은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좀 더 여유롭게 살 걸, 덜 무겁고 더 가볍게 통통거릴 걸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늘 완벽하지 않아도, 매번 꼭 이기지 않아도 지는 훈련도 하며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려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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