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되든 탄핵 반대…본질은 韓축출 겨냥한 당권싸움

10일 오전 국회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일 공고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권성동(5선·강원 강릉), 김태호(4선·경남 양산을) 의원 간 양자대결로 좁혀졌다. 12·3 내란 사태 당시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사퇴한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후임을 뽑는 경선으로 오는 12일 실시된다.

비록 권 의원이 친윤계가 중심이 된 중진 의원들의 추대를 받았고, 김 의원은 비윤(非尹) 혹은 중립 성향을 내걸고 있지만 사실상 두 후보 모두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때문에 원내대표 경선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보다 두 후보가 내놓는 향후 수습책을 중심으로 쟁점이 형성될 전망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 오는 14일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어떤 당론으로 나서느냐를 새 원내대표의 의견을 중심으로 결정한다는 점이다. 또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원내대표는 당 대표 궐위시 임시 당권을 승계하게 돼 있는 점 역시 중요한 지점이다.  

한동훈 대표의 중도 낙마를 가정하고, 승계될 비상 당권을 놓고 벌이는 계파싸움이 오히려 원내대표 선거의 본질에 가깝다는 평가다.

10일 오전 열린 4선 이상 중진 의원 회의에선 권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인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권 의원은 회의 직후 "다수 중진 의원께서 '어려운 상황에 그래도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서 어려운 당 상황을 잘 조정하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되어 달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권성동(5선·강원 강릉), 김태호(4선·경남 양산을) 의원. 연합뉴스

권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 후보 당시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원조 친윤이다.  또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두 번째 원내대표라는 경력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전력 등 탄핵 정국을 풀어낼 리더십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작용했다.

권 의원 추대 움직임에 친한계는 격하게 반발했다. 한 대표는 "중진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친한계는 원내대표 후보를 내지 못했다. 애당초 김도읍(4선), 김성원(3선)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친한계가 친윤계에 비해 수적으로 절대 열세이기 때문에 낙선이 뻔한 경선에 아무도 나서지 않은 것이다.

대신 이날 오후 5시 후보 등록 마감을 10여 분 앞두고 김태호 의원이 출마를 신청했다. 김 의원은 계파 색채가 옅은 점을 내세우며, '단합'을 강조했다. 

김 의원 역시 윤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 입장이다.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친한계과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심을 흡수하면서 동시에 친윤계와도 대립하지 않는 범용(汎用) 후보라는 점을 내세운 셈이다.

원내대표를 둘러싼 신경전의 근원지로 지목되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권한'과 관련, 장동혁 최고위원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장 의원이 최고위원 직을 던지면 한동훈 체제는 붕괴에 직면하게 된다. 

그는 지난 6일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통과되면 최고위원직을 즉시 사퇴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동훈 퇴진 촉구와 관련, 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사랑'에는 이날 장 최고위원의 전화번호와 함께 "사퇴 권유를 날려 달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또 당론을 깨고 지난 탄핵안 표결에 참여했던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에 대한 징계요청서가 제출될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친한계는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원내대표 만큼은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던 의원들 중에서 선출해야 한다"고 버텨봤지만, 결국 후보를 못내고 말았다. 

친한계인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권 의원이 새 원내대표가 되면 '내란 동조당' 프레임이 잡힐 것"이라며 친윤계를 비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