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하기 좋은 날"…연예계 시국 참여·발언은 계속된다

왼쪽부터 배우 한예리, 댄서 러브란 인스타그램 스토리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중 비상계엄 선포로 격화된 탄핵 정국 가운데, 연예계에서도 시국 관련 발언을 하거나 직접 집회에 참여하는 등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배우 한예리는 9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각양각색의 깃발과 응원봉을 든 시민들의 뒷모습이 담겼다. 금해나는 집회 참여 사진을 올린 후 집회에 참석한 여성 청소년들을 향해 "시험 잘 봐 얘들아. 근데 너넨 더 안 배워도 되겠다"라며 손하트 이모지를 달았다.

이영진은 "이제 대한민국의 영화인들에게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내란죄의 현행범일 뿐이다. 신속하게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고, 파면·구속하라"라고 한 영화인 연대 성명 일부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개했다.

진호은은 국회의사당 앞 사진과 "오늘의 해가 떠오르듯"이라는 짧은 글을, 남윤수는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국회 앞 집회 사진을 각각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게시했다. 래퍼 팔로알토는 계엄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포브스' 내용을 바탕으로 한 기사 내용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이천희는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해 빈 국민의힘 의원 자리 사진에 "쪽팔린다 쪽팔려"라고 일갈했다. 김지철은 "그렇게 투표 기간만 되면 투표해 달라 소리치면서 현재의 상황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투표를 안 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찬성이면 찬성 반대면 반대로 투표를 하면 되는 것이다. 무기명 투표다. 무기명! 뭐가 두려운 건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투표를 안 하다니 그것도 국회에서. 투표로 뽑힌 자들이지 않은가. 기본은 해라 제발"이라고 꼬집었다.

가수 하림은 인스타그램에 "한 사람의 악당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추위에 떨고 절망에 빠뜨리는지 모두가 느끼는 밤이다. 생명, 약자, 자연을 대하는 자세도 모두 부족했지만 나와 큰 상관없다고 외면하거나, 화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참아왔다. 하지만 그 피해는 결국 모두에게 왔다. 이제는 그 책임을 평온해야 할 연말을 반납하는 것으로 우리가 져야만 할 것 같다"라고 썼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모인 시민들. 박종민 기자

이어 "지금 글을 올리고 있는 이 밤에도 그들은 자기 살길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거나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을 은닉하려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루가 급하다. 그간 수많은 깃발이 나부끼는 곳에서 노래할 때도 한 번도 말한 적 없었다. 뒤에서 욕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도 뒤돌아 대응하지 않았다"라고 썼다.

하림은 "예전 차 벽 앞에서 친구들과 노래했을 때 나에게 노래만 한다고 세상이 달라집니까? 외치던 누군가의 목소리에 사과하고 싶다. 나는 여전히 노래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분간은 아니다. 지금은 노래보다 소리칠 때"라며 "#윤석열을탄핵하라"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차인표는 인스타그램에 "부디 고통과 혼란의 시간을 지나 정의롭고 공정한 민주국가를 후대에게 물려주게 되기를. 폭력과 증오가 아닌 사랑과 공감이 상처입은 우리 모두를 위로하기를. 올바른 지도자와 성숙한 국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봄의 새싹처럼"이라는 글을 남겼다.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혜진은 윤석열 탄핵안 투표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의 이름과 얼굴, 지역구를 1면에 실은 12월 9일 자 경향신문 사진과 함께 "1년 후엔 다 찍어준다고? 국민을 뭘로 보고! 반드시 기억할 겁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배우이자 가수인 백현진도 인스타그램에 "윤석열을 탄핵하라! 윤석열을 체포하라!"라는 이미지를 올렸다. 봉태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지치지 맙시다"라며 촛불 이모지를 덧붙였다.

많은 아이돌이 팬들과 소통하는 메신저 플랫폼과 소셜미디어 등에 촛불 이모지를 올린 것처럼, 그룹 이달의 소녀(LOONA) 츄 역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촛불 이모지를 올렸다. 보이프렌드(BF) 동현은 트위터에 "언제나 작은 불빛 하나하나가 모여 새 나라의 앞길을 밝혔으니"라고 썼다.안예은은 집회에 참가한 사진과 함께 "오타쿠들 그냥 집에서 덕질이나 하게 해 주세요. 너무 힘듭니다, 진짜"라고 썼다.

보깅 장르로 유명한 댄서 러브란은 꾸준히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집회 현장을 올렸다. 그는 국회로 향하는 모습, 집회 현장에 여러 깃발과 응원봉, 손팻말이 나부끼는 모습, '집사가 츄르 먹기 좋은 세상 만들어 줄게' 등 귀여운 문구 등이 있었다.

"1년 뒤엔 다 찍어주더라"라고 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사진과 12월 3일을 '한밤중의 해프닝'이라고 표현한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진, "계엄군 체포 명단에 있다는 거 알았을 때는 탄핵 찬성하더니 윤석열 만나서 바로 돌아서서 대통령 놀이하는 한동훈"이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진을 올린 후에 "내란동조 국짐당 이번 주 토요일 국민 모두가 지켜볼 거야"라고 붉은 글씨로 썼다.

왼쪽부터 안예은, 고상지, 기프트 이주혁 인스타그램 스토리

밴드 실리카겔(Silica Gel) 김한주는 "처음 소식을 접하고 가장 신경 쓰였던 내용 중 하나는 출판, 언론 활동 통제에 대한 것이었어요. 요 며칠 글을 쓰고 마이크를 잡는 일이 무엇인가는 고민을 더욱 깊게 해봤답니다. 내 노래와 노랫말이 언젠가 광장에서 행진할 동료들의 걸음에 리듬감을 더해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조차 못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나는 어떤 창구에서 노래를 해야 할까?"라고 썼다.

김춘추는 "상식이 존재하는 사회라고 믿고 신나게 공연 보고 나왔는데 참담하기 짝이 없네. K 어쩌고 백날 해봐야 뭐 하나… 해외 팬들 보기 부끄럽네요"라고 적었다. 전기뱀장어 황인경은 버스에서 군인들이 내리는 사진을 올린 후 "저는 국회에 왔습니다. 가능한 분들은 함께해 주세요"라고 참여를 독려했다. 반도네온 연주가 고상지도 국회 앞 집회 참석 사진을 올렸다.

브로콜리너마저(Broccoli you too)의 덕원은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라는 가사를 지닌 곡 '졸업' 가사와 집회 사진에 "국민의짐 사라져라"라고 한 게시물을 리그램했다. 류지는 "개작두를 대령하라!"라고 외치는 '판관 포청천' 사진에 "탄핵"이라고 짧게 남겼다. 9와 숫자들은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거리에서 추위와 싸우고 그들과 싸우느라 힘드셨죠?! 멤버들 또한 각자 거리고 나가 힘을 보탰습니다"라고 밝혔다.

유다빈밴드(YdBB) 유다빈은 "나는 줄곧 침묵 속에 서 있었던 사람입니다"라며 "나의 음악과 나의 하늘을 누군가가 지켜준 것임을. 침묵할 자유조차 누군가가 지켜준 것임을. 잔뜩 찬 공기를 머금고 우리가 내일도 먼 곳을 함께 올려다볼 수 있기를"이라는 글을 적었다. 한로로와 밴드 기프트(Gift) 이주혁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와 내란죄 수사를 위한 특검법 제정 촉구 청원에 동의한 화면을, 정휘겸은 국회 앞 집회에 참여한 사진을 올렸다.

솔루션스(THE SOLUTIONS)의 박솔은 "매서웠던 추위 속에서 참담한 심정으로 민주주의를 외친 이들에게 기필코 봄이 찾아오기를. 순간의 안위를 위해 몹시도 치졸하고 비겁했던 당신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길고 시린 겨울을 맞이하길"이라고, 나루는 화창한 하늘 사진에 "날씨 조타. 탄핵하기 좋은 날"이라고 썼다.

극동아시아타이거즈(Far East Asian Tigers)는 호랑이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모여라"라고 쓰고 "극아타는 연대 중입니다요"라고 해 집회에 참여했음을 알렸다. 라쿠나(Lacuna) 오이삭은 집회 사진을 전했고, 김호는 "어른이 된 우리 세대는 아이들에게 또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 맘고생 몸고생시키지 않을 세상을 선물해 주기 위해 무엇보다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세상을 위해"라며 "반드시 투표해야 합니다, 여러분"이라고 강조했다.

나상현씨밴드(Band Nah) 나상현은 집회에서 무대에 오른 밴드 워킹애프터유(Walking After U)가 공연하는 사진을, 강현웅은 "전국 까만 고양이 연합" 깃발 사진을, 백승렬은 "민주공화국 붕괴 사람 실종 상식 추락 철면피 제거"라는 글을 공개했다. 새소년(SE SO NEON) 황소윤은 "2017년 스무 살의 탄핵. 그리고 오늘날 단 한 줄도 달라지지 않은 마음. 이제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기보단 반드시 노래되어야만 하는 것이 희망 같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내란범 윤석열 탄핵 전국긴급행동'은 전국 각지에서 매일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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