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로는 다가올 트럼프 2기 불확실성, 대내적으로는 대통령 탄핵 위기 등이 겹치면서 기업들은 직접 대외 활동에 나서며 대응책을 찾는 등 각자도생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 대선 이후 한 달여 만에 4대 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국 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기술동맹, 공급망 협력 등 네트워크 확대에 나섰다.
5년만에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내우외환' 속 주목도↑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이하 미상의)에서 미상의와 공동으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미 대선이 치러진 지 한 달 만에 개최된 이번 총회는 팬데믹 등으로 인해 5년 만에 미국에서 열린 회의로, 한경협 회장단 일부와 4대 그룹을 포함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사절단이 파견됐다.
특히 이번 한미재계회의는 트럼프 2기 출범시 관세부과, IRA 폐지 등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 속 국내 기업들이 미 재계와 직접 관계를 맺고 대외 홍보를 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는 큰 기대감 속에 개최됐다.
한미 재계회의는 이미 한 달 전에 일정이 잡혔지만 최근 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미 정부와 협상을 나눠야 할 한국 측 파트너가 부재한 상황 때문에 한미재계회의 주목도는 더욱 높아졌다.
국가의 협조가 필요한 사업이나 국가 간 협상이 필요한 사업분야에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 속 한미 재계회의가 일종의 민간 사찰단 성격의 소통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진 한경협 회장 "韓, 대미투자로 미국 내 좋은 일자리 창출 공헌"
류 회장은 미국 재계와의 총회 자리에서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이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후 지난 7년간 1,430억 달러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기술 혁신에 기여해 온 점을 적극 설명했다.
류 회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들은 비즈니스 환경에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 이 변화의 파도를 넘어서며 양국 경제계가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류 회장은 그러면서 전 세계 기술 패권을 좌우하는 반도체 및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한미 양국의 변함없는 공급망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조선 방위산업 등은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양국의 적극적인 산업 협력 방안 모색을 주문했다.
이에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개최된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여한 한국 사절단을 매우 환영한다"며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자 파트너이며, 강력하고 미래 지향적인 한미 관계의 중심에는 바로 양국 간 경제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 줄이기 위해 '각자도생'…"국가 대응과 수준과 규모 달라" 우려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 할 경우 기업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각자도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제 곧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는 등 여러 가지 좀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민감한 시기에 정부 수장이 사실상 공백으로 기업들이 각자도생으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국가가 대응할 수 있는 수준과 민간 기업,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 등이 대응하는 것은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차이가 크다. 그야말로 헤비급들 싸움에 개별 기업이 붙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경협 사절단은 현지 시각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동안 미국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아웃리치 활동을 적극 전개한다.
토드 영(Todd Young) 상원의원을 비롯, 아미 베라(Ami Bera) 하원 의원, 마이크 켈리(Mike Kelly) 하원의원 등 코리아 코커스 의원들과의 면담을 연이어 가진다.
또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및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싱크탱크와의 대화, 라인스 프리버스(Reince Priebus) 트럼프 1기 초대비서실장, 켈리앤 콘웨이(Kellyanne Conway)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고문과의 간담회를 각각 개최하는 등 미국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한국 경제계의 의견을 전달한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트럼프 2기 출범 대비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과 미국 경제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기여도를 미국 의회 및 정부 측에 널리 알리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라며 "한경협은 우리 기업과 한국경제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미국과의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35차 한미재계회의에는 한미 양국 주요 기업 및 전문가, 초청 연사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삼성전자 윤영조 부사장, 현대자동차 김동욱 부사장, SK아메리카 손상수 부사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마이클 스미스 미국법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에반 그린버그 처브 그룹(Chubb) 회장을 비롯하여 미국 대표기업들의 회장 및 CEO들이 다수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