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시즌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스포트라이트는 손호영(롯데)의 방망이에 집중됐다. 앞서 손호영은 4월 17일 LG 트윈스전을 시작으로 6월 20일 KT 위즈전까지 3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던 중이었다.
이날 안타를 1개라도 추가한다면 '역대 단일 시즌 연속 경기 안타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종전 기록은 1999년 롯데 박정태가 기록한 31경기 연속 안타였다.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손호영은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초구를 노렸다. 하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기회를 날렸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6회와 8회에는 내야수 땅볼로 물러났다. 출루는 있었지만 안타가 터지지 않았다. 대기록 도전은 30경기에서 멈춰 섰다.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손호영은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2024시즌 102경기를 뛰며 18홈런 126안타 78타점 70득점 타율 0.317의 맹활약을 펼쳤다. 손호영은 3월 LG에서 트레이드돼 팀을 옮겼다. 스프링캠프부터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경기력은 팀 내 어떤 선수보다 좋았다.
손호영은 10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 노력상을 받았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에서 어려움을 견뎌내고 재기에 성공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의미 있는 상이다.
행사 후 손호영은 "상을 받으러 시상대에 올라갈 때 떨렸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래도 기분 좋게 상을 받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한 시즌을 어떻게 평가할까. 손호영은 "정신이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저 매 경기만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체력이 많았는지, 빠졌는지도 몰랐다"고 돌아봤다.
성적에 대해 만족하냐는 질문에도 "잘 모르겠다. 내년이 돼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손호영은 "특별하게 준비한 건 없었다. 똑같이 훈련하고 노력했는데 잘할 때가 돼서 잘 된 것 같다"며 "딱히 레슨장을 다닌 것도 아니었다 갑자기 공이 잘 보였다"고 웃었다.
내년부터는 롯데의 홈구장, 부산 사직 야구장에 큰 변화가 생긴다. 이른바 '성담장'이라 불렸던 외야 보조 펜스가 철거되는 것. 이에 따라 내년 시즌부터는 사직 구장에서 더 많은 홈런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호영에게도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올해 롯데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직접 가서 쳐봐야 알 것 같다.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기억상으로는 시즌 중 왼쪽 펜스에 맞고 나온 게 몇 개 있었다"고 회상했다.
비시즌에는 수비 능력 강화, 특히 송구 연습을 많이 하겠다고 했다. 손호영은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쪽을 많이 시도할 것 같다"며 "제 자신이 불안했다. 불안감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타격면에서는 "올해만큼만 하면 좋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목표 홈런 개수는 "20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