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혼부부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쌍을 넘지 못했다. 자녀가 있는 비중과 평균 자녀 수는 감소했고, 맞벌이 비중은 늘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행정자료를 활용한 2023년 신혼부부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104만 6천 쌍으로, 이 가운데 국내에 거주하며 혼인상태를 유지 중인 '신혼부부'는 97만 4천 쌍이었다.
이는 전년의 103만 2천 쌍보다 5.6%(5만 8천 쌍) 감소한 결과로, 신혼부부가 100만 쌍을 넘지 못한 일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사상 처음이다.
2년차에서 5년차 신혼부부는 모두 감소한 가운데 3년차 신혼부부는 10.4%나 줄었다. 이는 이들이 결혼했던 2020년에 코로나19 사태 직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결혼식을 갖기 어려웠던 영향이 크다.
반면 최근 혼인한 1년차 신혼부부는 전년보다 2.9% 증가했는데, 1년차 신혼부부가 증가한 일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또한 코로나19로 결혼을 미뤘던 이들이 사태가 종식된 후 결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혼부부 가운데 초혼부부의 비중은 78.9%, 재혼부부는 20.7%를 각각 차지했다.
초혼 신혼부부 76만 9천 쌍 중 자녀가 없는 부부는 전체의 47.5% (36만 5천 쌍)로 전년(46.4%)보다 1.1%p 늘었다. 또 자녀가 있는 52.5%의 신혼부부의 평균 자녀 수는 0.63명으로 전년(0.65명)보다 0.02명 감소했다.
초혼 신혼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혼인 3년차에 54.8%로 무자녀(45.2%)보다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신혼부부가 아이들을 갖느냐 여부는 맞벌이 여부나 주택 보유 여부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초혼 신혼부부 중에서 맞벌이 부부 비중은 58.2%로 전년보다 1.0%p 높아졌다. 그런데 맞벌이 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의 비중은 49.6%로 외벌이 부부(57.4%)보다 7.8%p나 낮았다. 맞벌이 부부의 평균 자녀 수도 0.58명으로 외벌이 부부(0.69명)에 비해 0.11명 적었다.
또 무주택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8.6%로, 주택을 소유한 부부(58.3%)보다 9.7%p 낮았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무주택 부부의 평균 자녀 수도 0.57명으로, 주택을 소유한 부부(0.70명)보다 0.13명 적었다.
신혼부부들의 경제적 상황을 살펴보면 초혼 신혼부부의 지난해 연간 평균소득은 7265만 원으로, 전년(6790만 원)보다 7.0% 증가했다.
소득구간으로 나눠보면 '7천만 원~1억 원 미만'이 23.1%로 가장 많았고, '5천만 원~7천만 원 미만'(21.4%), '1억 원 이상'(20.7%)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평균소득은 8972만 원으로 외벌이 부부(5369만원)의 1.7배에 달했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평균소득은 8061만 원으로 무주택 부부(6715만 원)의 1.2배였다.
초혼 신혼부부 중 대출잔액이 있는 부부는 전체의 87.8%로 전년보다 1.2%p 하락했다.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 7051만 원으로 전년(1억 6417만 원) 대비 634만 원 늘었지만, 증가율(3.9%)은 전년(7.3%)에 비해 둔화됐다.
또 맞벌이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 9천만 원이고, 외벌이 부부(1억 5382만 원)보다 약 1.2배,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억 707만 원으로 무주택 부부(1억 4472만 원)보다 약 1.4배 각각 높았다.
주거 부문의 경우 초혼 신혼부부는 아파트에 가장 많이 거주(74.5%)했는데, 그 비중이 전년보다 2.1%p 늘었다. 반면 단독주택 거주 비중은 10.1%로 전년보다 0.9%p 하락했다.
초혼 신혼부부 중 1명이라도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신혼부부는 40.8%로 전년보다 0.3%p 늘었다. 혼인 1년차의 주택소유 비중은 34.3%로, 5년차에는 49.6%로 연차가 높을수록 주택소유 비중도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