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걱정, 고향 스페인 갈 수 있겠네요" 헐크, 슈퍼맨 제치고 PBA 현역 상금·시즌 1위

마르티네스가 9일 밤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2024' 남자부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를 누른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PBA

'스페인 강자'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프로당구(PBA) 통산 7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마르티네스는 9일 밤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2024' 남자부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를 세트 스코어 4 대 1(15:4, 15:11, 15:12, 10:15, 15:7)로 눌렀다. 우승컵과 함께 상금 1억 원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3번째 우승이다. 마르티네스는 2차 투어인 하나카드 챔피언십,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 이어 7차 투어에서 다시 정상에 올랐다.

강동궁(SK렌터카)를 제치고 시즌 랭킹 1위(36만7000포인트, 시즌 상금 3억2600만 원)로 올라섰다. 마르티네스는 또 남자부 최다 우승자인 프레드릭 쿠드롱의 8회 우승을 바짝 추격했다.

마르티네스는 PBA 누적 상금에서도 현역 1위에 올랐다. 9억1100만 원으로 조재호(NH농협카드)의 8억 3250만 원을 넘어섰다.

또 마르티네스는 '웰컴 톱 랭킹'도 수상했다. 8강전에서 마르티네스는 에디 레펀스(벨기에·SK렌터카)를 상대로 이닝 평균 2.889점을 찍었다. 1경기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해 '웰컴 톱 랭킹' 상금 400만 원도 덤으로 받았다.

마르티네스는 결승전 초반부터 분위기를 잡았다. 1세트 6 대 4로 앞선 5이닝째 끝내기 하이 런 9점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서도 0 대 4로 뒤진 2이닝부터 5점, 1점, 5점을 몰아쳐 순식간에 역전한 기세를 이었다. 3세트에서도 사파타의 8점 장타에 무너지는 듯했지만 9이닝에서 6점을 퍼부으며 세트 스코어 3 대 0으로 달아났다.

올 시즌 슬럼프에서 벗어나 결승에 오른 사파타도 반격했다. 4세트 7이닝 6점 하이 런으로 만회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의 물 오른 감각을 이기지 못했다. 마르티네스는 5세트 1이닝부터 9점을 몰아치며 승기를 잡은 뒤 5이닝째 환상적인 뱅크 샷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마르티네스가 9일 밤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2024' 남자부 정상에 오른 뒤 아내와 입을 맞추고 있다. PBA


마르티네스는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6년여 동안 9억 원 이상의 상금을 벌어들인 데 대해 "어릴 적 나의 꿈은 프로당구 선수였는데 PBA에서 프로 선수가 됐다는 게 여전히 꿈만 같다"면서 "스페인이나 유럽에서 작은 투어를 뛰면서 생활했는데 PBA는 어떤 무대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파타와는 아주 친한 사이고,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승리하기 위해서는 나의 200%를 발휘해야 했다"면서 "세트 스코어는 4 대 1이었지만 매 세트 내가 약간 더 잘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마르티네스는 "한국에서는 운동과 당구 훈련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면서 "스페인에서는 4일 운동과 훈련을 병행하고 3일은 쉬는 일정을 소화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스페인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훈련한다"면서 "한국에서도 주로 혼자 훈련하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경기도 병행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와 관련한 일화도 들려줬다. 마르티네스는 "뉴스로 상황을 접했는데 사실 공항이 폐쇄되지는 않을지 걱정했다"면서 "매일 항공권을 확인했는데 다행히 막히지 않았더라"며 웃었다. 이어 "내일 집에 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한국의 모든 상황이 해결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마르티네스는 전날 여자부에서 5회 연속 정상에 오른 김가영(하나카드)과 함께 올해의 대미를 장식했다. PBA는 내년 1월말 시즌 8차 투어인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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