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의회,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 무산 또 다른 국정농단"

교회협의회, "헌법 입각하지 않은 해법은 불법" 여당에 쓴소리
국제적 에큐메니칼 기관 연대 서신 잇따라
세계교회협의회, "법치 회복과 민주적 거버넌스 수호 동행"
"민주주의 외침 널리 알리겠다" 국제적 연대 확인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향후 정국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조성암 대주교·총무 김종생 목사)가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무산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교회협의회는 9일 성명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민주주의에 기초한 헌정이 유린됐다"며, "유일한 헌정질서 회복의 길인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이 무산된 것에 대해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절망하고 있으며 분노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교회협의회는 탄핵소추 의결을 무산시킨 정부 여당을 향해 "작금의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정치적 해법은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으며, 헌법에 입각하지 않은 어떠한 정치적 해법도 불법이며 또 다른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교회협의회는 이어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길은 여전히 헌정절차에 의한 즉각 탄핵뿐임을 명확히 밝힌다"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국회가 조속히 탄핵 절차를 밟아 헌정질서를 회복하기를 기도하며 행동하겠다"고 천명했다.
 
앞서 세계교회들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12.3 내란사태에 대해 민주주의 원칙과 인권을 위태롭게하는 중대한 사태라고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총무 제리 필래이 박사)는 6일 연대서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시도한 사건을 깊은 우려 속에서 지켜보았다"며, "이는 헌법적 가치를 심각히 훼손하고 과거의 투쟁을 통해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 원칙과 인권을 위태롭게 하는 중대한 사태"라고 인식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지적했듯이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를 '짙은 어둠 속으로' 몰아넣으려는 위기의 순간"이라며, "우리는 정의와 민주주의, 평화를 옹호하는 이들의 끈질긴 노력 속에서 발현되는 그리스도의 빛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는 또, "한국에서 법치 회복과 민주적 거버넌스 수호를 위해 싸우는 교회들과 에큐메니컬 파트너들과 끝까지 동행할 것"이라며, "이 사태를 계속 주시하며, 인권 보호와 정의의 추구,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필리핀기독교교회협의회(NCCP), 호주연합교회(Uniting Church), 캐나다연합교회(United Church of Canada, UCC), 미국그리스도교협의회(NCCCUSA), 미국복음루터교회(ELCA), 미국연합감리교회(UMC) 총주교회의, 영국개혁교회(United Reformed Church),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의장, 복음선교연대(EMS),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 WCRC)에서도 연대 서신을 보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국제적 연대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미국 UMC 총주교회의는 6일 "미국연합감리교회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높이며 결합하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 교회들과 깊은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대한 시기에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여러분의 외침을 널리 알리는 데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장로교회 평화네트워크(PPNK-PCUSA)는 "무력으로 민주주의를 빼앗았던 불법 군사 쿠데타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한인 디아스포라가 다수 포함된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잘 알고 있다"며, "윤석열과 그 주변의 권력자들은 하루 빨리 시민들이 위탁한 권력의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주장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