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혼란 상황' 언급…특전사령관은 뭔가 알았나

"곽종근 사령관, 서울지역 동시다발 테러 대비 등 최근 들어 자주 거론" 707단장 증언
"계엄 당일에도 대테러 훈련 실시, 훈련 끝나고도 헬기 대기시켜" 이상 징후 감지
"TV 보고 알았다" 방첩‧수방사령관 등 주장과 상이…최소한 사전언질 받았을 가능성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연합뉴스

곽종근(육사 47기) 육군특수전사령부 사령관이 올해 초부터 동시다발 테러 등 혼란 상황에 대한 언급을 자주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부대는 12.3 내란 사태 때 국회에 투입된 주력 부대다.
 
김현태(대령. 육사 55기)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은 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부대원들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이용당한 피해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단장에 따르면 곽 사령관은 연초부터 서울지역 동시다발 테러나 불순세력에 의한 혼란 상황 발생 가능성과 대비태세를 거론했고 최근 들어 빈도가 잦아졌다.
 
이에 따라 707특임단은 테이저건(전기충격기) 등 비살상무기를 이용한 테러‧폭동 진압을 연구해왔고, 3일 사건 당일에는 곽 사령관이 특수항공작전단 헬기(UH-60) 탑승 훈련을 지시했다. 
 
김 단장은 사건 당일에 평소와 다른 이상기류도 감지됐다고 했다. 그는 "사령관은 전혀 몰랐던 것 같은데 계속 뭔가 위협에 대해 (김용현) 전 장관이 이야기 한 것 같다. '준비해라 준비해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전에는 그냥 강조(하는) 식이었는데 당일은 뭔가 가능성이 높은 식으로 말을 하면서 나도 안 불렸으면 좋겠다"고 상황을 기억했다.
 
그는 또 "(사령관이) TV를 보라고 하고, 곧 뭔가 발표될 것처럼 얘기했다"면서 "본인께서 마음이 무거웠는지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해서 사령부 처장들과 7명 정도가 부대회관에서 했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특히 이날 밤 10시쯤 부대원들이 저녁 훈련을 마친 뒤 헬기를 철수시키려 하자 대기 명령을 내렸고, 이는 707특임단의 국회 출동이 신속하게 이뤄진 배경이 됐다.
 
이 같은 주장은 곽 사령관이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국회 출동 지시를 받은 시점을 비상계엄령이 언론에 보도되기 20분쯤 전이라고 했던 것과 배치되는 측면이 많다. 
 
특전사와 함께 이번 사태에 주력군으로 동원된 여인형(육사 48기)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육사 48기) 수도방위사령관도 "TV 방송을 보고 알았다"는 식의 비슷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물론 이들도 구체적인 지시는 작전이 임박해서야 받았을 가능성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707단장의 증언으로 볼 때 김 전 장관으로부터 대략적이나마 사전 언질은 받았을 것이라는 게 합리적 추론이다.
 
반국가적 내란 행위를 기도하며 3개 핵심 부대 지휘관에게조차 철저히 비밀로 부쳤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들 부대장들은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 재직 시 함께 비밀회동을 한 사실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지난해 11월 나란히 현 보직에 임명됐고, 올 하반기 장군 인사에서도 전원 유임됐다. 이는 이례적으로 육군 중장 진급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수요가 발생하기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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