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이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고발당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계엄 사태 당시 경찰의 국회 출입통제 등이 이뤄진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동조한 것이라는 비판이 조직 안팎에서 빗발치는 만큼 계엄 사태 사흘 만에 경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는 기류다.
경찰청장, 국회통제 전후 계엄사령관과 세 차례 통화…행안부장관 통화도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단은 전날 내란 혐의 등으로 고발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목현태 국회경비대장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압수했다고 밝혔다.앞서 조 청장과 김 청장 등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경찰을 투입해 국회의원과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밤 10시 46분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지시로 국회를 일시 출입 통제했다. 이어 밤 11시 6분에는 국회의원과 관계자에 대해서 신분을 확인한 뒤 출입하도록 조치했지만, 이번에는 조지호 청장이 밤 11시 37분부터 국회 출입을 전면 통제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당시 출입통제에 항의하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대치하기도 했다.
조 청장은 이와 관련해 박안수 계엄사령관의 전화 요청을 받은 뒤 언론을 통해 포고령을 확인하고 국회 전면 통제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두 사람의 통화는 세 차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조 청장은 박 사령관과 3일 밤 10시 59분과 11시 22분, 4일 새벽 3시 34분에 통화했다. 통화의 구체 내용에 대해 경찰청은 "최초 (박 사령관의) 국회 통제 요청에 대해 (조 청장은) 법적 근거가 없음을 언급했으며, 박 사령관은 포고령의 내용을 확인해 조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청장은) 오후 11시 27분경 포고령의 내용을 확인한 뒤 오후 11시 35분 경비국장을 통해 서울경찰청에 '국회 전면 출입통제'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 청장은 해당 지시를 내리기 1분 전인 오후 11시34분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화 내용과 관련해 조 청장은 국회에 출석해 "제가 그때 다른 지시로 바빠서 통화를 거의 못 했다"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양부남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해당 통화내용은 미적시 됐다.
계엄선포 직후 경찰의 국회 출입 통제 문제는 조 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의 주요 고발 사유가 됐다. 야권에선 "국회를 병력으로 봉쇄하고 국회의원 출입을 금지해서 국회 권능을 불가능하게 한 것은 형법 87조 내란죄와 91조 국헌 문란에 해당하는데, 동의하는가"라는 질타가 쏟아졌고 조 청장은 "동의하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국수본 안보수사단은 확보한 휴대전화를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부터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방첩사령관과 통화도 쟁점…경찰청장 "정치인 위치 확인 요청 받았지만 안 했다"
조 청장은 계엄 사태 때 계엄사령관 뿐 아니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과도 통화했고,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경력 배치가 이뤄졌다. 특히 해당 통화에서 여 사령관은 조 청장에게 정치인 위치 확인을 요청했지만, 조 청장은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조 청장과 여 사령관의 통화는 3일 밤 10시 30분에서 10시 40분 사이에 이뤄졌다. 경찰청은 이 통화의 구체 내용에 대해 "여 사령관이 정치인 등 주요 인사의 위치 확인을 요청했다"며 "(조 청장은) 주요 인사 위치 확인 요청에 대해서는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별도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여 사령관은 선거관리위원회 쪽으로 갈 예정이라고 언급했으나 그 사유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조 청장은) 여 사령관이 선관위에 경력 지원을 요청한 사실은 없으나 충돌 등 상황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3일 밤 10시 41분경 경기남부청장에게 전화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안전 조치와 우발 대비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시로 밤 11시 9분부터 11시 58분까지 경찰 94명이 선관위 밖 버스와 정문에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통화에서 여 사령관은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게 될 일이 있을 수 있다"며 수사관 요청도 지원했는데, 조 청장은 "알겠다"고 답변은 했지만 별도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경찰청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