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등 돌리는 장군들…"항명이 옳았다" 잇단 양심선언

특전사령관에 이어 수방사령관, 민주당 의원과 인터뷰서 사태 경위 폭로
"2차 계엄은 없을 것이고, 그런 지시가 있더라도 거부하겠다" 단언
어제 박안수 육군총장 양심고백이 기폭제…계엄세력 주축은 '충암파'로 좁혀져
국정원 1차장도 "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며 방첩사 지원 지시" 폭탄 증언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친위 쿠데타나 다름없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당시 계엄군 핵심 지휘관들이 잇달아 양심고백에 나서고 있다.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육군 중장)은 6일 경기도 이천의 사령부를 찾아온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생방송 인터뷰에 응해 이번 사태의 경위를 상세히 밝혔다. 
 
곽 사령관은 "전임 (김용현)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안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이건 위법 사항이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항명이 될 줄은 알았는데 그 임무를 시키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국회 출동 명령 자체를 거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돌이켜 보면 당시 지시를 거부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회한을 토로했다. 다만 "당시 판단은 군인 입장에서 수명(명령을 따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차 계엄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선 그럴 일이 없다고 분명히 말씀을 드리고, 설사 그런 지시가 있더라도 그건 제가 거부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 다시 한 번 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특히 작전에 투입됐던 특전대원들에게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부하들은 분명하게, 제가 투입하라고 지시해서 (국회에) 들어갔다. 그 부분은 분명 제가 책임져야 할 사항이라 생각한다"며 "그 책임은 제가 지도록 할테니 부하들에게 책임이 안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목 멘 소리로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 뒤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저지하려는 시민 및 국회 관계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육군 중장)도 이날 특전사에 이어 부대를 찾아온 김병주‧박선원 의원과 인터뷰를 갖고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이 사령관은 "이 자리를 제가 요청한 거(이유는) 한 가지 밖에 없다"며 "우리 장병들은 이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출동했기 때문에 언론 등에서 그런 식으로 저희 부하들을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을 보호하고 불상사를 줄이기 위해 총기를 차량 안에 놓고 작전을 하는 등 나름대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비록 고위 장성급 장교이긴 하지만 현역 군인이 이처럼 생방송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확대되는 극히 민감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이날 오후 대외접촉 시 관련 규정을 준수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연합뉴스

특전사와 수방사는 방첩사령부와 함께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3대 핵심 축으로 여겨져왔다. 김용현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 시절 이들 3대 사령관과 비밀회동 한 것이 계엄 모의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에 의해 반강제로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전날 국회에서 양심선언에 가까운 증언을 한 것이 기폭제가 돼 특전‧수방사령관도 같은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비상계엄 사태의 주축은 이제 윤 대통령과 충암고 동문인 김 전 장관과 여인형 방첩사령관 정도로 좁혀지고 있다.
 
한편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장 등을 면담해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면서 방첩사를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는 메가톤급 폭로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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