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양우종합건설·삼환기업 '하도급 이중계약' 제재

계약서에 하도급대금 부풀려 기재…적정성 심사 회피
실제론 '이중계약'으로 더 낮은 금액 지급

연합뉴스

양우종합건설과 삼환기업이 수급사업자에게 실제 하도급대금보다 큰 금액을 허위로 기재한 서면을 발급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양우종합건설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4800만 원을 부과하고, 삼환기업엔 시정명령을 결정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31조는 저가의 하도급계약 체결로 인한 부실공사 등을 예방하고자 하도급계약금액이 도급금액의 82%에 미달하는 등의 경우 발주자가 하도급계약의 적정성을 심사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 이 같은 행위를 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양우종합건설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0월 사이에 20개 수급사업자에게 아파트 건설 관련 파일공사 등 27건의 공사를 위탁하면서, 하도급계약의 적정성 심사를 회피하기 위해 수급사업자들에게 실제보다 높은 하도급대금을 기재한 서면을 발급했다.

이때 수급사업자들과 이중계약을 체결하면서 허위 하도급대금을 기재한 서면만 수급사업자에게 발급하고, 실제 하도급대금(낙찰가 계약)을 기재한 서면은 원사업자인 자신(양우종합건설)이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양우종합건설은 각 수급사업자들로부터 계약이행확약서를 별도로 내놓도록 요구했다. 확약서에는 실낙찰계약금액(실제 하도급대금)과 하도급통보용계약금액(허위 하도급대금)뿐 아니라 허위서면 발급이 수급사업자의 경영목표 달성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수급사업자가 요청하도록 기재됐고, 실제 지급할 금액은 실낙찰계약금액이며 마이너스(-) 세금계산서 발행 등을 통해 감액정산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삼환기업은 2019년 1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16개 수급사업자에게 아파트 건설 관련 토목공사 등 17건의 공사를 위탁하면서, 수급사업자들에게 실제보다 높은 하도급대금을 기재한 서면을 발급하고, 정산은 실제 하도급대금인 낙찰금액으로 하겠다는 수급사업자 명의의 확인서를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하도급법상 하도급대금과 그 지급방법 등 하도급계약의 내용을 기재한 서면을 발급하도록 하는 것은 거래내용이 정확히 기재된 계약서면을 바탕으로 당사자 간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중계약을 체결하거나 이중계약의 형태로 계약을 체결하고 허위의 하도급대금이 기재된 계약서면을 발급할 경우, 이는 수급사업자들의 혼란을 가중하고 하도급 거래내용을 불분명하게 함으로써 하도급법상 사전 서면발급의무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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