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위 10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가운데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 업체 대만 TSMC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중국 업체들은 턱밑까지 추격해온 상황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9.3%를 기록하며 전분기(11.5%) 대비 2.2%p 하락했다.
반면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4.9%로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하며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점유율을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다.
삼성이 가까스로 시장 점유율 2위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2분기 50.8%p에서 3분기에 55.6%p로 더 확대됐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2월 발표한 파운드리 시장 전망에서 지난해 59%였던 TSMC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 62%로 늘어나고, 삼성은 지난해 11%에서 올해 10%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매출도 삼성전자는 3분기 33억 57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38억 3300만 달러) 대비 12.4% 감소했지만, TSMC의 3분기 매출은 235억 2700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13.0% 증가했다.
특히, 전 세계 상위 10개 파운드리 업체의 3분기 매출이 총 348억 6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319억 6200만 달러) 대비 9.1% 증가한 가운데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수주 부진 등으로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도 수조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일부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가동률 조절에 나선 상태다.
트렌드포스는 "TSMC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AI GPU) 등의 출시로 용량 가동률과 웨이퍼 출하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성숙 공정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가 가격 인하로 이어져 전분기 대비 매출과 점유율이 감소했다"고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섭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의 올해 3분기 시장 점유율은 6.0%를 기록하며 삼성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삼성과 SMIC의 점유율 격차가 3.3%p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 SMIC의 3분기 매출도 21억 7100만달러를 기록하며 20억 달러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