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등지에서 불법촬영하고 성 착취물을 소지·시청한 고교생에게 실형이 구형됐다.
5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도내 모 고등학교 재학생 A(18)군 사건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장기간 불법촬영하고 성 착취물을 소지하고 시청했다. 다만 이 사건을 계기로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을 고려했다"며 장기 징역 5년, 단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소년범에게는 상한선과 하한선이 있는 징역형을 함께 선고할 수 있다. 피고인이 교도소에서 형기를 사는 동안 태도와 반성 정도 등에 따라 최종 형량이 결정되는 '부정기 징역형'이다.
A군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저지른 잘못이 매우 크고 죄질도 좋지 않다. 다만 불법촬영물을 유포하지 않았고, 범행 적발 이후 덮거나 축소하지 않고 수사에 협조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군도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서 죄송하다. 큰 충격을 드린 선생님들께도 죄송하다. 부모님께 진실을 얘기할 때 죽고 싶었다. 앞으로 뉘우치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 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 단체 방에서 79차례에 걸쳐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뒤 이를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올해 4월부터 5월까지 제주시내 길거리와 학교 등지에서 48차례 휴대전화 카메라 동영상 기능을 사용해 불법 촬영한 혐의다. 특정된 피의자는 학교 교사와 친구 등 모두 26명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A군이 제주시 한 매장에서 불법촬영하다 적발되며 드러났다.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A군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다른 범죄도 확인됐다.
A군 사건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 26일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