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의 국외계열사 통한 '간접 출자' 증가…SK 9건으로 가장 많아

연합뉴스

지주회사가 국외계열사를 거쳐 국내계열사에 출자하는 '간접 출자'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규제를 우회하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지주회사의 매출액 중 배당수익의 비중은 2018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회사의 소유출자 현황과 수익구조를 분석해 5일 공개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88개 중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공시대상기업집단(전환집단)은 43개로 지난해보다 5개사 증가했다. 2018년 22개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이다.
 
전환집단은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지주회사 및 소속 자·손자·증손회사 자산총액 합계액이 기업집단 전체 소속회사 자산총액 합계액의 50% 이상인 집단으로, 구조가 단순·투명해 경영을 감시하기 쉽고 사업 부문 간 위험 전이를 방지할 수 있어 권장되는 제도다.
 
공정위는 지난 9월 말 기준 43개 전환집단 중 총수가 있는 전환집단 41개사를 분석했다. 포스코, 농협은 동일인이 법인이라 제외했다.
 
소유구조를 분석한 결과 전환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와 총수일가의 평균지분율은 각각 24.7%, 47.7%로 지난해보다 각각 1.5%, 1.1% 증가했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아니한 일반 대기업집단과 비교해 각각 2.3%, 7.5% 높은 수준이다.
 
출자구조는 일반 대기업집단보다는 비교적 단순, 투명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집단의 평균 출자단계는 3.4단계인 반면 일반 대기업집단은 4.4단계로, 이는 지주회사부터 증손회사까지의 출자단계 제한(3단계), 수직적 출자 외 국내 계열회사 출자금지 등 지주회사 등의 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행위제한 규정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 국외 계열사 또는 지주체제 외 계열사로 인해 출자구조가 복잡해지는 사례는 여전히 관찰됐다. 지주회사 등이 국외계열사를 거쳐 국내계열사로 간접출자한 사례는 지난해보다 7건 늘어난 32건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유형의 출자는 SK가 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원익 4건, LX스·동원 각 3건, 하이트진로 2건 등이었다.
 
공정위는 "이같은 유형의 경우 현행법상 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 위반은 아니나, 우회출자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환집단은 368개 계열회사를 총수일가 등이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고 있었고, 그중 228개(62.0%)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로 파악됐다.
 
총수있는 전환집단의 국내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보다 0.72%p 감소한 12.6%로 총수있는 일반 대기업집단 12.4%와 유사했다. 2018년 7.2%p였던 양 집단간 격차가 0.3%p까지 좁혀졌다.
 
지주회사의 주요 수입원은 배당수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집단 대표지주회사의 매출액 중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0.2%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농심홀딩스는 배당수익 비중이 100%로 가장 컸으며 티와이홀딩스(99%), 오씨아이홀딩스(94.9%), 에코프로(85.8%), 하이트진로홀딩스(85.0%), 에이치디현대(81.7%) 순이었다.
 
배당외수익으로는 상표권 사용료(1조3806억원), 부동산 임대료(2182억원), 경영관리 및 자문수수료(1669억원) 등 이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제도를 이용한 편법적 지배력 확대, 지주체제 집단에서의 부당 내부거래 및 사익편취 행위 등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법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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