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에 울려퍼진 대구시민들 목소리 "대통령은 해고됐다"

4일 오후 5시 대구 동성로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정진원 기자

"어제 발표된 비상계엄 포고령 1호에 의하면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은 처단되어야 할 분들입니다"
 
경북대학교비상시국회의 대표 이형철 교수가 말하자 동성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웃으며 환호했다.
 
이 교수는 "처단되지 않고 웃을 수 있어서 좋다. 모두 힘을 합해서 웃으면서 희망을 애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4일 오후 5시 대구 동성로 중앙로역 인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구시민들로 가득 찼다.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은 목도리와 패딩, 손장갑 등으로 무장하고 거리로 나섰다.
 
대구·경북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 정당 등 87개 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심판 대구시국회의'가 주최한 대구시민 시국대회에 약 6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간이깔개를 깔고 바닥에 앉은 시민들은 경북대학교에서부터 행진을 시작한 경북대학교비상시국회의 구성원들이 동성로에 도착하자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4일 오후 경북대학교비상시국회의 대표 이형철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정진원 기자
이형철 교수는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황당무계한 일을 저질렀다. 국회에는 무장군인이 투입되었으며, 이들은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며 비장한 목소리로 비상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는 "윤석열이 박정희, 전두환식 군사 파시즘의 길을 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윤석열을 당장 용산의 관저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윤석열은 국민에 의해 대통령의 직에서 해고됐다"는 이 교수의 말에 환호하며 "대통령은 해고됐다. 비상계엄 반란 주범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영남대학교 민주동문회 이형근 회장도 이 자리에서 대구·경북 지역 22개 대학 동문과 졸업생 1천여 명이 참여한 비상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입틀막, 글틀막으로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것도 모자랐는지 헬기와 장갑차, 군홧발로 무참히 짓밟았다. 이번 비상계엄 내란 모의로 윤석열 대통령과 일분일초도 함께 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에 동의했던 국무위원, 눈치 보며 계엄에 동조했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당장 사퇴시키고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심판 대구시국회의는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것으로 알려진 오는 6일까지 매일 저녁 관련 집회 개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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