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대해 4일 새벽 국회가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극도의 긴장이 이어졌던 150분의 상황은 일단락 됐다. 이 과정에서 K1 기관단총 등으로 무장한 계엄군은 창문을 깨고 국회 본관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지만, 국회 관계자와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 속에 결국 철수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밤 10시 20분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계엄 선포 직후 약 30분 만인 오후 10시 5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경찰 병력이 도착해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사당 본관 본회의장으로 급히 집결했다.
오후 11시 47분쯤 헬기 여러 대가 국회의사당 상공을 지나 본관 뒤편 운동장에 착륙했다. 자정 무렵, 무장 군인들이 본관 정문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국회 관계자들과 시민들의 저항에 막혔다. 시민들이 "너희 임무가 무엇이냐"고 물었으나 군인들은 답하지 않았다.
이후 추가 병력을 태운 헬기 3~4대가 국회에 연달아 도착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국회 내부에서는 사무용 의자와 책상 등 집기류를 쌓아 국회 출입문을 막고 방어 태세를 갖췄다.
4일 새벽 0시 42분쯤 군인들은 정문 진입이 막히자,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 등이 있는 본관 우측 창문을 깨고 들어오며 본회의장 접근을 시도했다.
그러나 국회 보좌관들과 관계자들이 중간 통로 출입문을 집기류로 막고, 소화기를 동원해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본회의장을 방어했다.
오전 0시 48분쯤 국회는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헌법 제77조에 따라 계엄령은 사실상 효력을 상실했다.
그럼에도 계엄군은 본관 우측 국민의힘 사무실 쪽 창문과 1·2층 후문 등을 통해 본회의장으로 접근하려 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국회 보좌진 등 관계자들과의 대치는 계속됐다.
오전 1시 8분쯤 국회의장실은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 소식을 전하며 "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에 따라 계엄령 선포는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 소식에 계엄군의 진입을 막으며 대치 중이었던 국회 관계자들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전 1시 13분쯤 국회의장실은 "본청 안으로 들어온 군경들 전부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계엄군은 헬기를 이용해 국회의사당 뒤편 운동장에서 철수하며, 대치 상황은 종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