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지하철 막차 타고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왔어요. 데모하려고"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3일 오후 11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장백관(58)씨는 송년회 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계엄령 선포 소식을 듣고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장씨는 같이 있던 친구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광화문광장에서 만나자고 얘기하고 있었다.
장씨는 "이런 계엄은 처음 봤다. 여러 사람이랑 통화해보니까 지금 국회의원들이 못 들어가게 국회를 막고 있다고 하던데 2024년 대한민국에서 너무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라고 분노했다.
그는 "내가 볼 때는 민주주의도, 경제도, 외교도, 우리나라의 정체성도 50년 이상 후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해 국회 상황을 지켜보려는 시민들도 여럿 보였다. 현재 정부는 국회 경비대 등을 동원해 국회 출입을 일부 통제하고 있다. 구성우(51)씨는 "협상과 타협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비상계엄으로 (풀려고 한다). 이거는 정말 아니"라고 분노했다.
구씨는 "민주당에서도 예측하긴 했지만 비상계엄이 실제로 이뤄질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하니까 정말 황당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모씨도 지하철역으로 바쁘게 걸음을 올기며 "국회 상황을 보려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통령 행보 중에) 마음이 안 드는 게 한두 개가 아니다. 이 모든 게 다 장난인가요 지금"이라며 반문했다.
국정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주말마다 정권 퇴진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오히려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김모씨는 "저는 북한에서 내려 온 줄 알았다"며 "전두환 정권 이후로 첫 계엄령 선포라고 하는데 저도 놀랐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씁쓸해했다. 김씨는 "개인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앞당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