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입장이 모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중요한 문제에 있어 신중한 판단을 하는 게 모호함이라고 치부될 순 없다"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서울여성정치아카데미 개강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다. 의견이 다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10일 예정된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한 대표는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여당 의원 108명 중 8명만 이탈하면 특검법이 가결되기 때문에 한 대표가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친윤'(親尹)계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친윤계가 당원게시판 사태로 당 대표를 흔들자 특검법 재표결을 무기로 반격하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의원들이 투표소에 들어가지 않는 방안도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란 질문에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다. 그런 편법을 어떤 목적을 위해 동원할 경우 국민들이 크게 비판하시지 않겠나"라며 "그냥 아이디어 차원에서 떠올려 본 얘기 아닐까 생각한다. 그게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할 수 있겠나"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한 대표는 배우 정우성씨와 모델 문가비씨의 비혼 출산으로 촉발된 등록혼, 동거혼 등 제도에 대해선 "그 배우 사례는 등록혼이나 동거혼 제도하고는 관계가 없는 사례이긴 하다"며 "특히 어떤 가족 제도를 새로 도입할 때는 굉장히 신중해야 하고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지금 통계적으로 볼 때 비혼 출산 자체가 그렇게 많지가 않다"며 "그런 현상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제도를 먼저 도입해서 그런 현상을 이끄는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 그러니까 저는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